[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켰던 광고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미박스가 재차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네티즌들의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다.
화장품 소셜커머스 미미박스는 최근 유두,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의 미백을 돕는 크림 제품의 광고를 게시했다. 해당 광고에는 ‘탱글탱글 탐스러운 복숭아 색상처럼’, ‘여자의 은밀하고 예민한 유두, 사타구니를 밝게 하세요’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배경은 연분홍색 복숭아 사진이다.
광고의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백인 여성이 양손에 든 복숭아를 바라보고 있다. 한 복숭아는 검붉고, 나머지 하나는 연분홍색이다. 밝은 빛의 복숭아 이미지 옆에는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라는 문구가 보인다.
해당 광고는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의 신체가 마치 남성의 성욕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 양 표현했기 때문. 또 네티즌들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음식인 복숭아에 비유한 것 역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제품은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광고에는 남성들의 인터뷰가 실렸다. 인터뷰를 한 익명의 남성들은 여성의 신체를 평가하며 노골적인 말을 쏟아낸다. 이들은 '시커먼 유두, 남자들이 몰래 검은콩이라고 한다. 과히 보기 좋지 않다', '사실 검은 유두를 보면 좀 지저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확실히 집중이 되지 않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남자라면 대부분이 공감할 거다' 등의 발언을 했다.
미미박스는 9일 트위터를 통해 140자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네티즌들은 '여자 돈 받아먹고 크는 회사가 여자한테 핑두(분홍색 유두)를 요구할 줄은', '주 고객층 파악 좀 하시길‘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난이 계속되자 미미박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 장문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문제가 된 광고의 상품 역시 판매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미미박스의 회원 탈퇴를 인증한 네티즌도 있었다.
미미박스의 광고가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약 한 달 전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틴트를 광고하며 ‘남친에게 조르지오’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는 여성들을 ‘연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존재’, ‘수동적 존재’로 일반화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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