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을여행 작가, 귀농 스토리를 나누다

시계아이콘01분 4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40년 서울생활 접고 전북 고창에 정착한 농촌체험관광 컨설턴트 김수남씨

귀농지 선택은 남녀 인연 같아, 끌림이 중요
적성ㆍ경험살려 지역관광 활성화 앞장


마을여행 작가, 귀농 스토리를 나누다 김수남씨
AD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귀농지 선택은 남녀의 인연과 같아요. 끌림이 중요하죠. 우리가 이성을 만날 때 외모와 재력 등 자기가 원하는 기준에 맞춰 완벽한 상대를 고르는 건 아니잖습니까. 여기보다 더 공기 좋고 아름다운 곳도 있겠지만 몸과 마음이 저절로 머무르는 고장이라 여장을 풀었습니다."

40대 중반, 40년간의 도시 생활을 접고 전북 고창으로 훌쩍 떠난 김수남(49)씨의 이야기다. 고창의 산과 바다에 이끌려 그곳에 정착했다는 그는 마을여행작가이자 농촌체험관광 컨설턴트, 귀농인 대상 마을여행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인물이다.


김씨는 6일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도시에서 지낼 때 가진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고, 좀 더 유연자적(悠然自適)한 삶을 살고 싶어 고창에 왔다"면서 "경제사정으로 시골로 내려가던 사례가 많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오히려 여유가 있고 삶의 질을 따지는 분들이 귀농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그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무역학을 공부한 뒤 은행과 증권사에 근무했다. 이후 식품유통업을 거쳐 2000년 인천에 어린이도서관을 열어 무료로 운영했다. 당시 부설 프로그램인 '우리 아이 손잡고 떠나는 여행'이 인기를 얻자 김씨는 2006년 체험ㆍ가족여행 프로그램 '키즈투어넷' 법인을 설립해 어린이 교육ㆍ체험여행, 농촌체험관광 컨설팅을 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금융회사에서 일할 땐 성과를 얻는 것 못지않게 회의감도 깊었다"면서 "개인사업에 이어 새롭게 시작한 어린이ㆍ가족여행 프로그램 일이 한 가지 직업에 만족하지 않는 여행자의 유전자를 일깨워 준 것 같다"고 회상했다.


농촌체험관광 컨설팅을 하면서 지역의 여러 마을을 찾은 그는 이를 꾸준히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 '여행의 재발견, 구석구석 마을여행(2010)'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아름다운 절경을 간직한 전북 군산의 장자리, 사방천지 황금빛 곶감이 가득한 상주곶감마을, 전통누룩 생산방식을 고집하는 막걸리마을 등 저마다 특색을 지닌 마을들을 소개하고, 체험이 있는 마을, 이색마을, 전통문화마을 등 테마별 정보도 생생하게 다뤘다.


농촌관광 컨설턴트와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마음 한편에는 늘 귀농의 꿈이 자랐다. 그는 결국 아내 변윤자(50)씨와 2011년 선운산 자락의 고창군 심원면 연화리에 정착했다. 학업을 마치지 않은 20대 두 아들만 서울에 남았다. 그는 "자주 드나들다 보니 농촌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면서 "고향도 아니고 아무 연고도 계획도 없었지만 오히려 홀가분하게 새 출발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처음 1년간은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며 도시에서 누리지 못한 여유를 마음껏 누렸다. 그리고 나서 2013년 지역문화ㆍ예술 활동을 위해 '선운산여행문화원'을 설립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전북도ㆍ고창군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공모, '마을을 여행하는 귀농인 여행작가(2014년 귀농인 마실가는 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고창 지역 귀농인 18명이 매주 한 번씩 부부에게 글쓰기와 사진촬영법을 배우고 현장답사도 떠났다. 프로그램을 마칠 때마다 참가자들이 쓴 글과 사진을 모아 문집을 내고 마을 주민들과 축제를 열었다.


지난 4월부터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존 모임을 재정비한 고창농촌관광연구회를 조직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지역경제를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단체, 마을 주민들이 서로 충분히 소통하며 지역의 장단점을 잘 알아야 여러 가지 처방과 대응법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이런 활동에 필요한 재원을 조청사업으로 조달하고 있다. 2013년 가을 농업회사법인 '선운도원'을 세웠다. 부부가 복분자ㆍ칡ㆍ오가피ㆍ도라지ㆍ생강 등을 넣어 전통방식으로 직접 만든 조청을 파는 회사다. 제품 판매 외에 조청 만들기 등 체험이벤트도 벌여 방문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게 그의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감사인 그는 국악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요에 얽힌 지역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으로 활동지평을 넓히고 있다. 내년 초에는 농촌 정착 요령과 처세술을 담은 귀농귀촌 가이드북도 발간할 예정이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