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교감 인사 나자 재단 사무실 방문해 항의"...시교육청, 정씨 경복초 재학 중 출결 등 특혜 의혹 여부 조사 나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 문제원 기자] 국정 농단 파문의 주인공 최순실(60) 씨가 딸 정유라씨가 졸업한 초등학교의 교감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정씨가 중ㆍ고등학교에 이어 초등학교 시절에서 출결 등에서 특혜를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의 배경이 되고 있다.
7일 서울시교육청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3월 느닷없이 딸이 다녔던 서울 광진구 소재 사립 경복초등학교의 학교 재단법인 사무실에 난입해 재단 사무국장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감 승진 인사에서 본인이 원했던 교사가 탈락하고 싫어하는 교사가 승진했다는 게 이유였다. 경복초는 당시 연구부장 등을 역임한 김모 교사를 교감으로 승진 발령했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씨가 워낙 유별난 성격이라 곳곳에서 사고를 쳤었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사에 나서자 여기저기서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며 "최씨가 경복초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 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씨가 딸이 재학 중에 학부모회장을 역임한 것은 알려졌으나 최근까지도 학부모회를 통해 학교 측에 이런 저런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나온 것이다.
실제 지난 4일 아시아경제 기자와 만난 경복초 한 학부모는 "최씨가 지난해 학부모회에서 개최한 바자회 때 학교에 온 것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딸이 2009년 2월 이미 졸업한 후 6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학부모회 바자회에 참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경복초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의혹의 진위 여부에 대한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이재봉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학교 앞에서 만난 교사ㆍ학생들도 언급을 꺼렸다. 학교 관계자는 "교감선생님은 급한 일 때문에 나가셔서 학교에 안 계신다. 워낙 바쁜 분이라서 언제 돌아오실 지는 모르겠다"며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들을 돌려 보내기에 급급했다.
다만 친언니가 정씨와 같은 시기 선화예중을 다녔다는 한 학생은 "학년은 달랐지만 같은 과는 선후배끼리 교류가 있어 친한 분위기인데 언니가 정유라와 같은 음악과였지만 존재를 거의 몰랐다고 하더라. 언니는 정씨가 선화예중을 졸업한 게 맞는지 의심했다"며 "독일에 갔다는 건 언니 친구가 먼저 말해줬고 그 뒤에 언론에서 기사화 됐다"고 전했다. 정씨가 출석을 거의 안 했음에도 최씨의 비호와 학교의 특혜에 힘입어 졸업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더 짙게 만드는 증언이었다.
청담고등학교 정유라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인 시교육청 감사관실도 최씨가 경복초의 인사 등 학교 운영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감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이 학교 재단법인 또는 교사 등 교직원들이 최씨에게 딸의 출결 조작 등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해 주고 촌지 등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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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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