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 조사 본격화…정호성 내주 소환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긴급체포를 신호탄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던 청와대 핵심 참모진의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들은 박 대통령의 수족(手足)이자 최순실씨의 비선으로 활동한 의혹을 받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은 안 전 수석 다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오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에는 안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정 전 비서관은 다음주께 소환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소환해 대통령 연설문과 국가보안 문서 등을 최씨에게 전달한 사실여부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를 정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문건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순실씨와 고영태씨 등 관련자들이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는 태블릿PC 속 청와대 내부 문서를 작성한 아이디 'narelo'가 정 전 비서관의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어서 태블릿PC의 비밀을 풀릴지 주목된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에 대한 검찰 조사도 불가피하다. 검찰은 당초 문고리 3인방 중 "안봉근 전 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가 안 전 비서관의 차량을 타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하고, 박 대통령 관저에서 숙박까지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사가 불가피하다. 최씨가 청와대를 출입할 당시 운전은 안 전 비서관과 부속실 소속인 이영선 전 행정관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앞서 이 전 행정관과 윤전추 행정관, 김한수 전 행정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에서 이 전 행정관과 윤 행정관은 사실상 최씨의 비서역할을 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 역시 다음에 검찰에 나올 때는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