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시대가 저문다…"업태 전환 선택의 시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혼자 사는데 할인점 갈 일은 없다. 근처 편의점에서 해결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된다. 둘이 살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할인점에서 묶음 단위의 식품을 구매했다가 절반 이상 버린 경험은 1인가구에게 흔한 일이다.
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편의점과 할인점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편의점은 점포수가 늘어나고 신상품이 추가되면서 성장을 거듭하는 반면, 할인점은 폐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홀로 사는 사회에서 할인점이 설 자리는 좁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편의점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성장은 단기로 그치지 않고, 수요에 맞는 상품개발은 이제 초기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점포당 매출 증가와 신규출점 가속화 등 현재 나타나고 있는 고성장은 1인가구 확대로 인한 구조적 변화가 원인이다. 도시락으로 대표되는 편의점의 간편식은 개발 소재가 무궁무진하며, 단순히 가정식을 대체하는 개념에서 패스트푸드와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등과 경쟁하는 상품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유통업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마진이 동시에 상승하는 소매업태디. 편의점 매출 성장을 주도하는 품목은 편의점 업체가 직접 제조하거나 제조를 주도해 브랜드 창출하는 만큼 매출 증가에 따른 가치 상승분을 제조업체와 나눌 필요도 없다.
반면, 할인점의 미래는 갈수록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식품을 찾는 소비자 트래픽이 편의점과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할인점 점포의 가치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산의 여파로 20~30대 고객층이 사라지면서 신규출점의 여지는 줄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확대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할인점의 유일한 돌파구는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자체 온라인채널을 확대하는 것이다. 온라인쇼핑이 진입하기 어려운 신선식품에서 차별화를 이룰 경우 오히려 시장확대의 기회가 있고, 물류센터 확대와 기존 점포의 물류거점 전환을 통해 온라인쇼핑몰 대비 배송 경쟁력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할인점 업체들의 점포 폐점이나 다른 소매업태, 물류 거점 등으로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년간 지속된 매출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른 마진 하락 등으로 더 이상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인 이마트도 예외는 아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 이마
트몰의 공격적인 전개, 트레이더스의 고성장 등으로 인해 폐점 또는 점포전환의 규모는 가장 작을 것으로 예측된다. 2~3위 업체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폐점 또는 점포전환의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데, 단순한 폐점보다는 물류거점, 타 업태로의 전환 등이 더 많다는 것.
여영상·최고운 애널리스트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영업이익 감소가 아니라 연간 영업적자를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생존을 위한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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