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성공회대, 덕성여대 등 시국선언 발표…부산·광주·전남 지역 교수도 동참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대학가 시국선언도 거세지고 있다.
31일 서울시립대와 성공회대, 덕성여대 등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립적인 특검을 구성하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한 성역 없는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증거 인멸 시도 중인 최순실과 관련자를 당장 구속하고, 정당성을 잃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덕성여대 총학생회는 교수들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그 어떤 정권도 비선실세가 이토록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일은 저지르지 않았다”며 “사과는 필요 없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스스로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인정했다”며 “이는 곧 ‘대통령 기록물에 관리에 관한 법률’과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잇따랐다. 한양대 교수들은 오후 2시 학교 본관 앞 사자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헌법질서와 미래를 걱정하는 한양대 교수 일동’ 명의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교수 64명이 연명한 선언문에서 이들은 “모든 혼란의 위기의 본체이자 책임자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인하대 교수 219명 역시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시국선언에서 ”박근혜 정권은 하나의 정부 시스템이 아니라, 오직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하나의 괴물이 된 권력집단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광운대 교수 64명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힌다)를 우려하는 시국선언문'에서 "박 대통령은 현 내각을 즉각 사퇴시키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가톨릭대 교수 107명도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며 "정치권, 특히 새누리당도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 운영 행태를 견제하고 바로잡지 못한 책임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로스쿨), 경북대, 경인교대 학생회와 부산대 교수들, 광주·전남지역 교수들도 각각 시국선언을 발표해 박 대통령 퇴진과 진상규명 등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20분께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가 서울 성북구 교내 예술극장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비선실게 최순실 개입사태에 대한 시굿선언’도 진행했다. 정식굿이 아닌 전통예술공연으로 ‘통영오광대 문둥춤’, ‘경기도당굿 부정놀이’, ‘동해안 별신굿 지전춤’을 공연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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