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이자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60)씨가 31일 오후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 인신구속 요건이 충족된 상황에서 검찰은 이번 조사가 끝난 직후 또는 조사 진행 중에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최씨의 소환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된 지 약 두 달 만이고 최씨가 영국 런던을 출발해 돌연 귀국한 지 30여시간 만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과 최씨의 '왜곡된 신의'가 불러온 국정농단 사태는 분수령을 맞게 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최씨 측에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최씨는 전날 오전 7시30분께 '당분간 귀국은 어렵다'던 당초 입장과 달리 비밀리에 전격 귀국했다.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인 딸 정유라씨는 함께 귀국하지 않았다.
최씨의 신분은 '피의자'다. 사안의 성격과 그간의 상황 흐름을 감안하면 검찰의 소환은 사실상 최씨를 체포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안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우려(혐의 부인), 도주할 우려 등 형사상의 인신구속 요건이 이미 충족됐다. 검찰이 조사 진행 과정에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검찰이 최씨 신병을 확보하고 조사를 본격화하면 전날 사표가 수리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 청와대 바깥의 정관계ㆍ문화계 주요 관계자 등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태를 둘러싸고 이들 가운데 일부가 노골적으로 의혹 은폐를 시도했다는 등의 추가 의혹 제기가 현재까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최씨가 전날 오전 영국에서 극비리에 귀국한 후 행방이 묘연해 누가 그를 돕고 있는 건 아닌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록 하루 정도이긴 하지만 얼굴이 많이 알려진 국내에서 수많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완벽하게 숨은 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최씨가 귀국전 국내와 긴밀히 연락해 '신변 경호' 등을 위해 이들이 공항에 나가도록 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지원세력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씨 언니중 그동안 가장 가깝게 지내온 바로 윗 언니인 최순득(64)씨의 역할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짙다.
최순득씨는 특히 박 대통령이 '면도칼 피습'을 당했을때 간호를 했을 정도로 박대통령과도 관계가 긴밀하다는게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 부친(정관모)의 증언이다.
한편 검찰은 최순실씨와 차은택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특별수사본부 추가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원되는 수사 인력으로는 특수수사에 능통한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인력이 유력하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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