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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도 안할수도…뜨거운 '거국중립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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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도 안할수도…뜨거운 '거국중립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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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수용하면 사실상 '식물 대통령'…친박도 당내 주도권 잃어
노동개혁 등 쟁점법안 처리 물건너가고 朴정부 국정동력 상실
靑 당초 인적쇄신·책임총리제 구상했지만 당 건의 외면 어려워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친박(친박근혜)이 장악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순실 게이트'의 타계 방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청하면서 당과 청와대가 고심에 빠졌다.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국무위원의 인사권은 물론 외교와 안보를 제외한 내치를 책임총리가 실권을 쥐기 때문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식물 대통령'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친박의 입장에서도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당내 주도권을 잃을 우려가 있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 계산이 오고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원회는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거국내각 구성을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운영에는 단 1분 1초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중심을 잡고 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 야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 수습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국정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야권도 공세만 펴지 말고 국정 수습에 책임 있는 자세로 참여해 달라는 당부다.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책임총리 후보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여야 경험이 있고, 정치적 경험이 많아 여야의 의견을 모으는데 적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거국중립내각은 현재의 내각이 총 사퇴한 뒤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을 여야 합의로 임명하는 방식으로 중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다. 대통령의 핵심권한인 각료 인사권을 국회로 넘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총리가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 등을 제대로 행사 할 수 있는 책임총리제에 비해 훨씬 더 대통령의 권한을 내놓는 형식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현 상황에서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운영을 실질적으로 각 정당이 관할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현실화 될 경우 박 대통령은 사실상 상징적인 지위만 갖게 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거국중립내각의 총리에게 외교 권한까지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국중립내각 방안은 친박이 장악한 당 지도부가 건의했지만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박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너무 쉽게 주도권을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거국내각은 제대로 추진된 적이 한 번도 없다. 1992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국중립내각을 선포하고, 여야의 합의에 따라 현승종 당시 연세대 총장을 신임 국무총리로 한 중립 내각이 출범했다. 그러나 당시는 대선이 2개월 남은 상황에서 정치색 옅은 인물을 관리형 총리로 임명한 것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거국중립내각보다는 비서진ㆍ국무위원 인적쇄신과 책임총리제 등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요청을 외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여당의 제의를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거국중립내각이 이뤄지면 실질적으로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한다는 비판도 있다. 박근혜 정부 내내 추진해 왔던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쟁점법안 처리는 물 건너 갈 것이고, 각종 현안을 두고 여야가 대치했던 국회의 상황이 내각에서도 되풀이 될 것 이라는 지적이다.


 친박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거국중립내각이라는 표현이 혼돈을 주지만 구성된다면 무책임 내각, 정쟁 내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거국중립내각을 만드는 것은 그럴듯하지만 담합과 정쟁으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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