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산유국들이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원유 생산량 감축을 위한 회의를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기구(OPEC) 본부에서 감산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회원국별 생산량 조율에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OPEC 회의에서 하루 20만~70만 배럴(1~2%)의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는데 합의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 국가별 감축량을 결정키로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날 국가별 할당량이 정해지면 이를 다음 달 30일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확정할 예정이었다. 또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OPEC 비회원국의 생산 감축도 이야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과 이라크가 감산 동참 불가 선언에 나서면서 난항이 거듭됐다.
이란은 하루 생산량을 지금보다 40만 배럴 많은 420만 배럴까지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올 초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난 이후 산유량을 늘려왔다.
이라크는 이슬람 극단주의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치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원국들은 감산량을 결정하는 데 사용될 기본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다른 통계를 사용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의 감산과 관련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브라질의 마르시오 펠릭스는 "단지 대화였을 뿐"이라면서 "OPEC 회원국 간에도 아직 생산량을 배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오일 차관인 마그줌 미르자갈리에프도 "우리는 (원칙이 아닌) 실제적 숫자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유가의) 회복 과정이 너무 길고 우리는 더이상 조정을 지연시킬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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