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총장 사퇴 이후 학교정상화 촉구…학생들 농성 풀고 행진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학생 안위보장, 재단개혁, 총장 사퇴 중 총장 사퇴만 이뤄냈다. 남은 두 가지도 성취할 수 있도록 앞으로 힘쓰겠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19일 오후 3시30분 학내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교수협의회가 총장 해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는 1886년 개교 이해 130년만에 처음이다.
당초 기자회견은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자리로 예정됐지만 이날 오후 2시경 최 총장이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총장 사임에 대한 교수협의회의 입장발표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이대 학생들도 함께 참여했다.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저희가 계획했던 3대 요구안 중에 (총장 사퇴) 한 가지가 받아들여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생각한다”며 “이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총장 사임이후 사태를 잘 마무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경미 이화여대 교수 역시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박근혜 정부와 관련된 추악한 비리 의혹이 남아있다”며 “박근혜 정권, 최경희 종장과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해왔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자”고 말했다.
교수협의회는 최 총장의 즉각 해임, 학생들의 안전보장,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 마련과 재단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 지배구조의 개선을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미래라이프대학 문제는 교수들이 먼저 항의해야 할 사항이었다”며 “이제 외롭고 힘든 싸움을 꿋꿋하게 견뎌온 들꽃 같은 학생들을 살려내고 폭군 최경희 총장을 몰아내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3시50분쯤에는 본관을 점거하고 있던 학생들은 농성을 풀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교수협의회는 “학생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 열렬히 환영해주길 바란다”며 박수와 환호로 학생들을 맞았다. 이후 성명서를 낭독하고 “권력유착 학사문란 비리총장 물러나라” “이화미래 위해 지배구조 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후 4시부터 약 40분간 교내 행진에 나섰다.
앞서 최 총장은 이날 오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한지 84일만이다.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면도 “최근 체육특기자와 관련하여,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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