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억만장자 많은 홍콩에 왜 유니콘 기업은 없을까

시계아이콘02분 0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금융·부동산 수익 좋아 리크스 큰 벤처기업 필요성 못 느껴

억만장자 많은 홍콩에 왜 유니콘 기업은 없을까 홍콩의 최고 부호 리카싱(사진=블룸버그뉴스).
AD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 3099억달러(약 353조9000억원)를 기록한 홍콩에 왜 '유니콘(unicornㆍ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웃도는 비상장 신생 기업)'은 하나도 없을까.

미국 뉴욕 소재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현재 세계 전역의 유니콘은 166개다. 경제 규모가 홍콩보다 훨씬 적은 체코ㆍ룩셈부르크에도 유니콘이 하나씩 있다.


홍콩은 오래 전부터 중국의 관문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경기 위축으로 현재 홍콩의 경기 성적은 아시아 꼴찌군에 속해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에 유니콘이 없는 이유를 문화환경에서 찾는다. 홍콩인들은 리스크가 큰 벤처 기업보다 탄탄한 금융ㆍ부동산 기업의 철밥통 같은 일자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생업체들이 곧잘 노리는 소매 부문은 리카싱(李嘉誠)ㆍ리샤우키(李兆基) 같은 몇 안 되는 거부가 장악하고 있어 도전이 쉽지 않다.


홍콩대학 경영학과의 알리 파르후만드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홍콩인들의 경우 리스크 도전 정신이 매우 약하다"며 "젊은이들조차 낡은 틀 안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창조ㆍ혁신을 강조하는 파르후만드 교수의 강좌에 등록한 학생 대다수는 중국 본토와 해외에서 온 이들이다.


기업가정신의 결여는 외부 벤처캐피털의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투자정보 제공업체 피치북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신생 기술 업체들이 끌어 모은 벤처캐피털은 2억6600만달러다. 이는 싱가포르의 신생 기술 업체들에 돌아간 자금의 33% 수준이다.


억만장자 많은 홍콩에 왜 유니콘 기업은 없을까


영국 런던에 자리잡은 컨설팅업체 프레킨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중순까지 홍콩의 기술 업체들이 10건의 벤처캐피털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503건, 한국의 51건, 싱가포르의 37건, 일본의 36건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홍콩에는 많은 자금이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부호 일가의 돈이지 기관의 돈이나 '스마트머니(장세 변화를 신속히 파악해 움직이는 자금)'가 아니다. 더욱이 돈 많은 이들은 기술에 정통한 투자자가 아니다. 이들은 부동산이나 금융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홍콩의 GDP에서 금융, 보험, 부동산,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업이 차지한 비중은 28%다. 홍콩의 10대 부자가 현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인도의 5.2%, 중국의 1.4%에 비해 매우 높다.


홍콩 최고 부자 리카싱 소유의 비상장 투자업체 허라이즌스벤처스(維港投資)에 따르면 현지에서 금융ㆍ부동산은 수익이 매우 짭짤한 시장이다. 그러니 굳이 혁신할 필요가 없다. 홍콩에서 기업가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이들 부문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


홍콩 정부는 창업문화를 진작하기 위해 애써왔으나 성과가 별로 없다. 대표적인 예가 서쪽 중심가의 대규모 사이버포트(數碼港) 개발 계획이다.


총 130억홍콩달러(약 1조9140억원)가 투입된 사이버포트 프로젝트는 기술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는 리카싱의 차남인 리쩌카이(李澤楷)다. 그는 1999년 경쟁 입찰 없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2000년 외국인 직접 투자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출범한 홍콩 정부기관이 '인베스트홍콩(投資推廣署)'이다. 인베스트홍콩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1558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3721명을 고용 중이다. 지난해 스타트업 증가율은 46%를 기록했다.


인베스트홍콩 산하 스타트업 전문 포털 '스타트미업홍콩'에서 투자자 관계를 담당하는 천제언(陳傑恩) 실장은 "사이버포트가 매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며 "사이버포트의 기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업자 중 홍콩 현지인의 비율은 줄었다. 2014년 60%에서 지난해 57%로 감소한 것이다.


홍콩 정부는 현지에 벤처자금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행정수반)은 지난 1월 개인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20억홍콩달러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베스트홍콩의 접근법은 조금 다르다. 홍콩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광둥(廣東)성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천 실장은 "광둥성 선전과 가까운 홍콩이 제조업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운드브레너는 손목에 차는 메트로놈 제조 업체다. 사운드브레너는 애초 독일에 자리잡았으나 홍콩으로 이전한 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사운드브레너의 플로리안 지멘딩거 최고경영자(CEO)는 "홍콩으로 이전하니 중국의 공급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게다가 홍콩은 선전과 두 시간 거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둬치테크놀로지스(多奇科技)는 6~12세 아동용 스마트워치 개발 업체다. 둬치의 아동용 스마트워치는 화상ㆍ음성 통화에 위치추적 및 긴급경보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홍콩 현지인 첸화저우(錢禾洲)가 창업한 둬치는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 투자로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는 "홍콩인들의 경우 너나할것없이 당장 수익을 원할 정도로 실리적"이라며 "스타트업에 참여하려면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