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미약품이 경구용 표적 항암제(HM95573) 관련 미국 제넨텍(Genentech)사와 총 9억1000만 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것과 관련해 30일 증권가에서는 R&D 성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날 자체 임상 1상 개발 중인 'RAF' 표적 항암신약 HM95573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M95573은 암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단백질의 일종인 RAF를 없애는 치료제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한미약품은 계약금(8000만달러) 외에 단계별(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등 성공시) 마일스톤 등 총 9억1000만 달러를 순차적으로 받는 내용이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넨텍과 RAF 억제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은 한미약품이 R&D 성과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HM95573 국내 임상 1상은 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마무리 하고, 제넨텍은 글로벌 임상 2상을 개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추가 기술 이전으로 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으로 기술 이전이 가시화돼 있는 신약은 HM10560A(지속형 성장 호르몬 치료제)로, 지난 3월 성인 대상 임상 2상을 종료하고 2017년 소아 대상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한미약품은 약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로 기술력과 협상력을 재확인한 셈"이라며 "다국적제약사와 지난해부터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6건 중 3번째로 큰 규모"라고 호평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10만원에서 12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계약의 상대가 글로벌 빅파마인 제넨텍이고, 계약 규모도 9000억원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호재"라며 "계약금도 총 마일스톤의 9.6%라는 점과 국내 임상1상 중에 기술수출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 역시 한미약품의 기업가치 제고를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종전 90만원에서 96만원으로 상향했다. 그는 "계약금 8000만달러의 70%를 4분기 영업실적에 반영했고 기술수출에 대한 현재 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고 목표주가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소식으로 투자자들이 제약·바이오 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약품의 뉴스로 인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R&D 파이프라인이 재부각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해 한미약품 이슈 이후로 제약업계의 R&D 투자는 급격히 증가 하고 있으며, 국내외 임상개발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닝모멘텀 약화와 R&D 이벤트 지연으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20%나 하락했다가 최근 반등을 시작했고,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이전 소식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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