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효율성 등 지적
장항선·동해선 일부 노선 고립
4조8000억 들여 7개 사업 추진
디젤보다 경제·환경 측면서 유리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철도 전철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쪼개기식 사업추진이나 예산 부족 등의 문제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도 운영효율을 높이면서도 이산화 탄소 발생을 감축시키는 '일거양득' 포석이지만 현실에서는 숙제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유철도 전철화율은 70.94%(2014년 UIC 통계 기준)로 고속철도 보유국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장항선(일부)과 진주~광양, 강릉~제진, 동해선 포항~삼척 등의 경우 전철화 단절구간이 남아있어 철도망 운용 효율은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쪼개기 사업 추진'이 꼽힌다. 유향복 철도공단 전철처 차장은 "노선단위 투자 방식이 아닌 구간별 쪼개기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인접노선과의 상호연계 결여로 고립된 섬과 같은 노선도 발생하고 있다"며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같은 노선 내에서도 개통 일정이 다른 경우가 발생해 열차운영 효율은 낮아지고 투자효과는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천~쌍용' 복선전철은 이미 2013년 완공됐지만 인접한 '원주~제천' 복선전철은 2017년에나 완공된다. 또 진주~광양의 경우 복선화와 전철화를 별도 추진해 사업비가 늘어났다.
이에 공단은 노선별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국가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철도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동일 노선의 전철화 적기 및 동시 추진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계노선을 감안해 동일 노선의 전철화 적기 시행을 통해 시설물 일관성을 확보하고 단절구간을 배제해 철도 운영의 효율화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공단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년)의 추진방향을 고려해 철도 운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비전철화구간의 전철화(2025년까지 전철화율 85% 달성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경전선 진주~광양 및 광주송정~순천(개량포함), 장항선 신창~대야, 동해선 포항~동해, 문경~김천, 보성~목포, 점촌~영주(개량포함) 등 7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단이 KTX와 수도권전동차처럼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열차가 다닐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하는 전철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경제성이 높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공단에 따르면 곡선과 구배(경사)가 많은 선로구간과 역구간이 짧은 도시 철도의 경우 전기차량은 운전속도 통제가 수월하고, 견인력도 크다. 운행속도를 높이고 선로용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시간당 60㎞ 속도로 경사도가 15‰(1000m 이동 시 15m 높아짐)의 조건에서 수송력은 전기차량이 디젤기관차 대비 약 2.6배 크다. 또 소비에너지 비용측면에서 봐도 디젤기관차 에너지 비용보다 전기기관차의 동력비용이 22.3%나 절감된다. 또 디젤차량은 PM과 NOx, CO, HC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만 전철화할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래 통일 한국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남북철도망 및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대륙철도망 연결을 통한 물류수송을 위해서는 견인력이 큰 전기기관차 투입이 꼭 필요하다고 공단은 밝혔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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