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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구조조정·핀테크…무한경쟁시대, 소통·논리로 규제 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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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취임 100일…첫 민간 출신 회장의 고민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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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0.3%p인하 월 2만원 절감…세제지원이 더 효과적
국회의원 직접 찾아가 업계 입장 대변·관련 설명회 등도 일일이 참석
시장 점유율 확보 위한 제살깎이 출혈경쟁, 신사업 발굴 등 통해 돌파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 재논의 필요…여신업계 인식개선 반드시 해결

[대담=아시아경제 이의철 금융부장, 정리=정현진 기자] "여신금융업계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핀테크만 봐도 IT기업들이 지급결제수단을 만들어서 카드사 대신 영업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회원사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가 할 일입니다."


취임 100여일을 맞은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협회의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올 여름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협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근거해 1998년 설립된 기구다. 신용카드업,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신기술사업금융업을 회원으로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현재 카드사 8개, 리스사 22개, 할부금융사 19개, 신기술금융사 22개 등 총 71개 회원사가 가입해있다.


김 회장은 최근 금융업 현황에 대해 "구조조정으로 인해 금융회사의 부실이 증가하고 가계부채 총량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가 내려지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경영환경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카드업계에 대해서는 "똑같은 사업을 놓고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출혈경쟁을 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에서 이를 규제하고 있지만 업계 스스로 이러한 비용을 줄이면서 신사업 발굴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회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민간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여신금융협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은 "민간금융회사 CEO일 때는 한 회사를 경영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고 목표나 성과를 내기 위해 싸웠다면 협회는 업권을 대표해야한다"며 "금융당국과 국회, 소비자 사이에서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은행과 카드사 등 민간 금융사에서만 수십년간 일해왔던 김 회장에게도 공적인 성격을 띄는 협회 업무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래서인지 김 회장은 말하는 동안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자신의 발언이 불필요한 오해로 이어질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잇따라 나오는 여신업계 관련 법안에 대해 언급할 때가 그랬다. 국회에는 카드업계와 관련해 ▲1만원 이하 소액결제 가맹점 수수료 면제 ▲영세ㆍ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 인하 ▲카드사의 부가세 대리납부제 등 카드사 관련 3개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김 회장은 "국회에서 한번 법이 정해지면 민간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한번 만들어지면 고치기도 어렵다"며 "업권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국회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카드업계 관련 설명회에 직접 참석하면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업권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김 회장이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논리는 구체적이면서 명확하다. 법안의 실질적인 효과 등을 분석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영세가맹점(매출 2억원 이하)의 수수료율 인하 법안에 대해서는 실제 가맹점이 누리는 혜택이 크지 않음을 숫자를 통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연 매출 2억원인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0.3%포인트 내린다고 해도 절감액은 연 24만원, 월 2만원에 그친다는 것이다. 비싼 임차료 절감 방안을 찾거나 세제를 통한 지원이 보다 효과적이 아니겠냐는 조언도 했다고 한다.


국회와 금융당국 대응 업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김 회장은 협회 조직을 개편하면서 대외협력실을 부 단위로 한 단계 승격시켰다. 국회 비서관 출신의 인력도 영입해 대외협력실 팀장으로 배치한 상태다.


'입법리스크'를 잠재우는 것이 미래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면 김 회장이 당장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도 있다. 비자카드의 국내 카드사에 대한 수수료 인상 건이다. 김 회장은 "비자카드와 국내카드사의 계약은 오래 전에 체결된 계약"이라며 "이번 수수료 인상을 계기로 수수료 결정 구조나 계약상의 불합리한 점에 대해서 분명히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2일 8개 카드사와 여신협회 관계자는 미국 비자카드 본사를 방문했다. 수수료 인상 건에 대한 항의 방문이었다. 김 회장은 앞으로의 문제 해결에 대해 "협회는 비자카드와 직접적인 계약당사자가 아니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각 카드사를 중심으로 비자카드의 수수료 철회 뿐 아니라 과거 불합리한 계약관계를 정비를 목표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카드업무를 하게 되면 중간에 밴 수수료 등이 들어가지 않게 돼 가맹점 수수료를 싸게 공략할 수 있다"며 "(카드사에게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출영업력이나 대출자산 관리능력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카드업권에서는 경쟁상황에 대비해 여러 가지 상품을 개발하면서 완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임기 중 여신업계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일 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과거에 카드사태가 발생하면서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졌다"며 "약관이나 광고 심의 등 협회 자율규제 기능을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쓰면서 기부금관리 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공헌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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