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연재해 관련 보험에 따른 보험료 지급규모도 매년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지진, 홍수, 가뭄, 사이클론 등 자연재해로 인한 세계의 경제적 손실이 계속 증가해 연간 평균 2500억 달러(약 2800조원)에서 3000억 달러(약 3351조원)에 이른다. 재해에 따른 세계의 연간 평균 경제 손실은 국제보험업계의 손실액 1800억~2000억 달러와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홍수, 화재, 폭풍우 등으로 인한 손실추산액 700억~1000억 달러로 이뤄져있다고 밝혔다.
유엔보고서는 자연재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연간 60억 달러를 투자하면 향후 15년에 걸쳐 세계가 3600억 달러의 피해를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추산했다.또한 각국 정부가 지진, 쓰나미, 열대성 사이클론, 하천 홍수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3140억 달러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재보험의 2015년 세계 재해발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발생한 재해 가운데 단일 사고로 보험업계의 손해가 가장 컸던 사고는 중국 톈진(天津)에서 발생한 두 건의 폭발사고로 약 25억∼3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 번째로 손해가 큰 사고는 지난해 2월 미국에서 발생한 폭풍 피해로 21억 달러의 보상을 했다. 다만 2014년 발생한 보험업계의 손실은 지난 10년간 연간 평균 620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370억 달러에 그쳤다.
올 상반기의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재해로 세계 경제가 710억달러(한화 78조8455억원) 상당의 비용을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재해로 추가 발생한 비용 중 30억 달러(3조3000억원)만 인재로 인한 비용부담이며 나머지는 자연재해에서 비롯됐다. 상반기 중 재해에 따른 비용 규모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명피해는 6천여 명으로 지난해 1만2천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자연재해 중에는 미국, 유럽에서 발생한 뇌우가 경제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줬다. 올 4월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수는 31억 달러(3조4000억원)의 피해를 내는 등 미국에서 일어난 3건의 자연재해는 70억 달러(7조7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줬다.
유럽에서는 5월 말과 6월초 독일, 프랑스 등에서 물난리로 큰 피해가 났다.유럽에서 재보험업계가 보상한 금액은 28억 달러(3조1000억원)였다. 지난 4월 64명의 희생자를 낸 일본 구마모토 대지진은 56억 달러(6조2000억원)의 비용을 발생시켰다.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에콰도르에서는 668명이 희생됐고 많은 건물과 교량이 붕괴했지만 보험 가입 대상이 적어 보상액은 4억달러(4400억원)이었다. 5월초 캐나다 앨버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10만명의 이재민을 내면서 25억 달러(2조7000억원)의 비용을 발생시켜 보험금이 가장 많이 지급된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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