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드라마 '왕좌의 게임' 프로듀서 마이클 엘렌버그, 한콘진 BCWW 참석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전개로 큰 인기
"시청자 TV 소비 방식 변화에 주목해야"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은 2011년 4월 17일부터 미국의 HBO(Home Box Office)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이다. 원작은 조지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다. 허구 세계인 웨스테로스 대륙의 연맹 국가 칠 왕국의 통치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싸움을 그려낸다. 시즌 6가 지난 6월 27일에 종영되었다. 유료시청자를 690만 명이나 기록했다. 시즌 7까지 방영할 예정이다. HBO는 미국의 프리미엄 영화채널로서 1972년부터 운영하는 케이블 TV 민영방송이다.
왕좌의 게임을 연출한 프로듀서 마이클 엘렌버그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 참석했다. BCWW는 40개국 240개 방송사, 제작사, 배급사 등이 참가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송·영상콘텐츠 마켓이다. 그는 드라마의 성공 비결로 '신선함'을 꼽았다. "기존 장르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요인은 독창적인 전개다. 미국 방송국들은 한동안 법정물, 시트콤 등 장르 드라마를 비슷한 형태로 제작했다. 왕좌의 게임은 이런 틀을 깼다. 내용도 파격적이다. 매 시즌 주요 캐릭터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여섯 번째 시즌에서도 왕국을 주름잡던 남자 캐릭터들이 죽거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반면 천대받던 여성 캐릭터들이 권력을 쟁취한다. 엘렌버그는 "드라마의 흥미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서 나온다. 구체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왕좌의 게임은 볼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시즌을 매듭지을 때마다 선보이는 전투 시퀀스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여섯 번째 시즌에서도 영화 '반지의 제왕'의 헬름협곡 전투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거대한 스케일로 담았다. 엘렌버그는 "규율과 팀워크의 승리"라고 했다. 그는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지만 명확한 스토리텔링과 꼼꼼한 대본 덕에 모든 것을 사전에 준비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왕좌의 게임은 첫 시즌을 제작하면서 유명세와 거리가 먼 배우들을 섭외하고 종신에 가까운 계약을 맺었다. 그 덕에 출연료를 둘러싼 잡음 없이 제작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캐릭터의 면면을 다양하게 부각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엘렌버그는 "시청자는 드라마를 볼 때 사랑에 빠지길 기대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에 신경을 써야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상업적 장벽도 허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TV뿐 아니라 컴퓨터, 핸드폰 등으로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대"라며 "세련된 엔터테인먼트를 원할 때 영화로 이동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TV로 움직인다. 기발한 콘텐츠가 계속 등장한다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금보다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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