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대선출마 고민하지만 선언은 또 다른 문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좋은 리더십 지닌 분"
"공개 경선방식 투명해서 좋다"
모병제 관련 "30만명 규모 작지만 강한 군대 꾸려야",
"월200만원, 9급 공무원 처우"
김두관 더민주 의원도 "취업난 청년들에게 군복무 또 하나의 부담"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내년 대선공약으로 모병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 지사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모병제희망모임' 첫 토론회에서 "모병제는 안보, 공정함, 일자리란 세 가지 시대정신을 모두 담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보를 띠었다. 본격적인 모병제 공론화 작업인 셈이다.
그는 "우리는 많은 침략에 시달려 '안녕하셨느냐'는 인사가 유전자(DNA)에 남아있을 정도"라며 "이제는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인데, 특히 군문제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이면 연 38만명 정도의 아이만 태어난다. 이들로는 63만명 규모의 군대를 이끌 수 없기에 30만명 수준이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병제를 이루는 자원병에게는 월 200만원, 9급 공무원 상당의 처우를 제공할 것을 주장했다. 모병제로 불어나는 예산은 3조 9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합의만 하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는 게 남 지사의 주장이다.
이날 사회를 본 정두언 새누리당 전 의원은 남 지사에게 "대선공약으로 모병제를 택하겠냐"고 물었다. 남 지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토론회 직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대선출마를 고민하고 있지만 선언은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잠재적인 대권 주자들에 대해선 "국민 생활과 연관된 어젠다 세팅은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의 유력 대권후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좋은 리더십을 가진 분"이라고 언급했고, 이정현 당 대표가 언급한 '슈퍼스타k'식의 대선경선 방식을 놓고는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야권의 잠룡임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그는 "우리 당 대선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취업난과 스펙경쟁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에게 군 복무는 또 하나의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모병제는 최근 남 지사가 대권 도전을 전제로 공약으로 거론하면서 정치권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중진인 정우택 의원 등은 모병제를 반대한다. 남북 대치란 특수 상황에서 모병제가 불평등과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론회에는 강효상·박순자 새누리당 의원과 박병석·전혜숙 더민주 의원,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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