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조사 결과...올 상반기 2.79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2.99점보다 대폭 하락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국민들의 안전 체감도가 하락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직후보다도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 불안과 강남역 묻지마 살인ㆍ구의역 사고ㆍ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 각종 강력 사건ㆍ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안전처는 18일 오후 열린 제25차 안전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상반기 '국민안전체감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안전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일반국민 1500명, 중ㆍ고생 1000명, 전문가 4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사회 전반에 대한 안전 체감도 등 19개 항목을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선 올해 상반기 국민들의 사회 전반적인 안전 체감도는 5점 만점에 2.79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직후 2.48점, 메르스 사태 직후 2.64점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하반기 2.99점보다 대폭 하락한 수치다. 2월부터 6월까지 추세를 보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협이 있었던 2월에 2.78점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2.99점보다 대폭 하락한 이후 3월 2.86점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강남역 묻지마 살인, 구의역 사고 등이 발생한 5월,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6월에는 다시 추락해 각각 2.77점, 2.71점을 기록했다.
실제 성폭력의 경우 안전하다는 응답이 2013년 하반기 20.2%에서 지난해 하반기 31.9%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올해 5~6월 들어 여성 대상 범죄가 이슈화되면서 28.7%로 감소했다. 반면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이 지난해 하반기 30.5%에서 올해 상반기 33.7%로 상승했다.
가정폭력도 정부의 아동학대방지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해까지 감소하던 불안도가 올해 상반기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11.4%였던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이 올해 상반기 18.1%로 대폭 상승했고, 안전하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58.4%에서 50.7%로 감소했다.
식품안전체감도도 75.9%가 안전하다고 답변해 지난해 하반기 79.6%에서 3.7%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학교 폭력은 안전하다는 답변이 지난해 하반기 22.5%에서 올해 상반기 24.5%로 늘어나는 등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종류 별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전염병에 대해 가장 불안해하고 있으며, 자연재난에 대해선 안심도가 높았다. '어느 분야가 가장 안전한 분야인 지'를 묻는 질문에 자연 재난이 21.2%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 11.3%, 시설물 붕괴 10.8%, 범죄 10.8%, 안보 10.4%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종감염병이 4.4%로 가장 낮았고, 산업재해 6.7%, 화재 8.3% 등의 순으로 불안감이 컸다.
정부의 재난 안전 정책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71%)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가장 우선 추진되어야 할 재난ㆍ안전 과제로는 '법ㆍ제도 정비 등 안전정책 개선'을 1순위로 꼽았고 2순위로 '개인안전의식 향상'을 들었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안전사고 사망자수가 줄어드는 등 객관적 지표는 개선되고 있어 다행스럽다"며 "각종 정부 대책의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하는 등 국민의 불안감을 적극 해소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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