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동성에 안전자산 선호
설정액 107조원 기록…지속여부는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채권형펀드 규모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4일 107조7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투협에서 2004년부터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올초만해도 85조원이었던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상반기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지난 6월3일 처음으로 설정액 100조원을 돌파했었다.
개별 채권형 펀드(상장지수 펀드 제외) 가운데서는 삼성코리아단기채권에 올해에만 7554억원이 유입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한화단기국공채(6736억원), 동양하이플러스채권펀드(2386억원), 키움단기국공채(2380억원), KB스타막강국공채(2333억원) 등에도 뭉칫돈이 들어왔다.
이에 반해 주식형 펀드는 찬밥 신세다. 지난 1월4일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85조원이었지만 올해에만 27조원이 유출되며 현재 58조원을 기록중이다.
수익률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 -0.51%인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는 2%를 기록했다.
이 같은 채권형 펀드로 자금 쏠림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영향이 컸다.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결과 찬성으로 결정됨과 동시에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며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전망은 갈린다. 시장에 악재가 해소됐다는 주장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미 브렉시트, 기업 구조조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 마찰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증시가 살아나는 만큼 다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 투자자들은 시장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 여건 자체가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에 더 우호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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