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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경직된 韓근무환경, 유연근무제 도입해야

시계아이콘01분 29초 소요

[CEO 단상]경직된 韓근무환경, 유연근무제 도입해야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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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놀랄만한 소식들이 전해졌다. 도요타자동차는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유니래버재팬도 근무장소는 물론 업무시간까지 직원 마음대로 선택하는 WAA(Work from Anywhere and Anytime)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국만큼 보수적인 근무환경을 자랑하던 일본기업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의 모습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아직까지 9시에 사무실로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근무제도를 고집하고 있다. 임신ㆍ출산ㆍ육아 중인 직장인들이라도 출퇴근엔 예외가 거의 없다. 아이들 등하교시키랴, 지옥철과 만원버스 올라타랴 한국의 직장인들은 매일같이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과 다르게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선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돼 있다. 덕분에 근로자들은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 가령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가 선택하는 '시차출퇴근제' 도입률이 유럽은 66%, 미국은 81%에 달하는데 한국은 12.7%에 불과하다. 또 한국에선 5%도 못 미치는 '재택근무제' 도입률이 미국에선 38%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과 이들 국가의 근무유연성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실감할 수 있다.


선진국이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직원, 기업, 국가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최적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업무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직원들의 직무만족도 역시 올라간다. 실제 대한상의 조사 결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 직원들의 96%는 직무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생산성이 향상되었다는 기업도 92%에 달했다.

기업의 유연한 근무환경은 인재를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보수만큼이나 근무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세대에게 유연근무제는 자체만으로 큰 유인요소로 작용한다. 또 유연근무제는 임신ㆍ출산ㆍ육아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출산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내분위기만 망치고 업무효율까지 떨어질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더라도 현장에서 활용이 안 된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한 중견기업은 애써 유연근무제를 적용했지만, 얼마못가 유명무실해졌다. 상사와 동료의 눈치, 낮은 인사평가에 대한 우려로 사용하는 직원이 없어서다.


이제 산업주체들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업들은 유연근무제의 긍정적 효과에 주목해 이를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장에서 유연근무제가 활용될 수 있도록 업무방식을 선진화하고, 객관적 인사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유연근무제 활용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말했다. 복싱을 할 땐 유연하게 움직여서 효과 있게 때리라는 의미다. 그러나 미숙한 복서들은 벌처럼 날아 나비처럼 때리곤 한다. 잔뜩 긴장한 채 덤비기만 할 뿐, 제대로 된 유효타를 건지지 못한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그렇다. 매일 사무실에 앉아 뻣뻣하게 일하면서 정작 효과적으로 소통ㆍ혁신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경직된 근무환경을 조금씩 풀어나는 건 어떨까? 직원들이 나비처럼 유연하게 일하되 소통ㆍ혁신의 순간엔 벌처럼 쏠 수 있도록 완급조절 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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