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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더힐'로 본 고무줄 감정평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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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시행사 30%까지 차이…244㎡ '65억 vs 82억' 17억원 격차
9월부터 한국감정원 최종검토…업계 반발도 과제


'한남더힐'로 본 고무줄 감정평가의 세계 한남더힐 정문에서 바라본 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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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오는 9월부터는 감정평가 업계에 작지 않은 변화가 생긴다. 개정된 관련 법률에 따라 한국감정원은 민간 감정평가에서 손을 떼고 업계 공시ㆍ조사ㆍ통계업무와 함께 감독 등 공적기능에 전념하게 된다. 아울러 민간 평가업체들의 최종 평가 단계에서 한국감정원이 검토를 하게 된다. 정부와 감정원은 이른바 '고무줄 감정평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체계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고무줄 감정평가가 대체 무엇이기에 이런 정책적 변화가 추진됐을까.


'고무줄 감정평가'는 사회적 파장을 낳는다. 비용을 대며 의뢰한 측에 유리하게 감정가격을 내놓을 경우 재산상 왜곡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남더힐'이다. 이 아파트는 높은 분양가로도 이목이 집중됐지만, 고무줄 감정평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남더힐 사업주체와 입주민은 2013년 1차에 이어 올해 2차까지 분양전환 시기마다 분양전환 가격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했다. 양측의 감정평가를 통해 제시된 가격만 총 5가지. 분양하려는 사업주체는 분양가와 시세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분양받으려는 수요자나 국민은 어느 가격이 적절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가격의 적합성에 대한 법정다툼까지 반복되고 있다. 경험이 많은 감정평가사가 참여했으면서도 의뢰하는 주체의 입맛에 따라 가격이 천양지차로 벌어졌다는 점에서 감정평가의 신뢰도는 금이 갔다.


'한남더힐'로 본 고무줄 감정평가의 세계


올해 진행 중인 2차 분양전환 둘러싸고도 임대 입주민과 시행사 한스자람의 사이에서 잡음이 새어나왔다. 지난 4월 한국감정평가협회가 추천한 감정평가회사 4곳(하나ㆍ대화ㆍ삼창ㆍ대일)에서 받은 감정가를 두고서다. 일부 입주민들은 20여가구를 대상으로 한 이 감정평가를 근거로 2차 분양전환가격을 주정하고 있는 반면 한스자람은 지난해 8월 같은 목적으로 받은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두 가격이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 3.3㎡당 가격이 가장 비싼 전용 244㎡(100평)펜트하우스의 경우 약 65억원, 82억원으로 감정평가액이 20억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주력평형인 206㎡(74평)는 32억2000여만원, 41억3000여만원이다. 김정환 한스자람 대표는 "현재 입주민이 주장하는 감정가와 지난해 시행사가 감정가는 30% 차이가 나는데 최근 용산 시세가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공정한 감정이 진행됐는지 의문"이라며 "일반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세를 고려했을 때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스자람은 올초 감정평가를 실시한 업체 4곳중 일부가 과거 임차인측의 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대로 감정평가액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는 앞서 2013년 1차 분양전환을 앞두고 제기된 '고무줄 감정평가' 논란과 꼭 닮았다. 입주 2년반이 지나 1차 분양전환이 진행되던 당시 임차인 측이 나라ㆍ제일감정평가법인(컨소시엄)을 통해 받은 감정평가액과 한스자람이 미래새한ㆍ대한감정평가법인에서 받은 가격이 2배 넘게 차이가 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임차인 측은 378가구에 대해 약 7390억원(600가구 환산시 1조1698억원), 한스자람측은 600가구에 대해 2조5000여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44㎡만 해도 3.3㎡당 2904만원, 7944만원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한 현재 거래되는 사례가 존재하는데도 이와는 전혀 다른 감정가를 내놨다는 부분도 문제다. 전용 244㎡는 지난 1월 79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특히 시장에서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는 59㎡ 경우 전셋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양가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차 분양전환을 앞두고 제시된 59㎡의 감정가는 9억37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타입은 지난해 말과 올 초 9억5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된 바 있다. 매매 시세는 13억원선이었다. 상식적으로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더 낮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감정평가의 적절성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한남동 일대 공인중개업 관계자는 "26평형(59㎡)의 경우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선에 체결된다"며 "이 평형은 현재 매매와 임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감정가가 전셋값에도 못미친다는 건 납득이 잘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 변화에 걸맞게 앞으로는 감정평가가격이 의뢰자의 입맛에 맞게 제시되는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정가격의 적절성이 가려질 수 있기에 고무줄 감정평가 사례가 줄어들 환경은 조성된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정책 변화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제가 남아있다고 보고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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