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의미있는 혁신 위해 노력
[뉴욕(미국) =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홍채인식 기능을 '갤럭시노트7'에 집어넣기까지 3년 반을 연구하고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잠금 해제에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간 거래(B2B) 등에서 활용할 보다 큰 로드맵을 갖고 있습니다. 모바일 뱅킹의 단순화를 위해서도 주요국 은행과 협의 중입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의미 있는 혁신'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홍채인식 기능은 '과시성 혁신'이 아닌, 개인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더 편하고 더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3년 반의 기다림은 렌즈도 안경도 문제없이 1초도 안 돼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고 사장은 "의미 있는 혁신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시간이라는 것. 하드웨어가 '김장 김치'라면 소프트웨어는 '묵은지' 같다는 게 고 사장의 비유다. 이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 소장을 지내면서다.
고 사장은 "통신에 들어가는 모뎀과 모뎀칩 프로토콜 등 기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조직이었는데 소프트웨어의 성공을 뒷받침해주는 건 시간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과 시간에 대한 담보는 지금도 충분히 갖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해당 분야를 책임 질 수 있는 적절한 인재를 확보해 그에게 시간과 권한을 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고, 우산이 돼 주는 일이 고 사장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생각이 결국 보안솔루션 '녹스'나 모바일 결제 솔루션 '삼성페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성과를 낳았다는 것. 홍채인식을 갤럭시노트7의 주요 기능으로 삼은 것도 시간을 갖고 내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이다.
고 사장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세계 각국 사업자와 파트너 등의 영업직원 수만명의 교육을 책임지는 '마스트 트레일러' 임원이 190명 정도 되는데, 그들이 일주일간 한국에 모여 갤럭시노트7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본 후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을 골랐는데 홍채인식이 첫 번째였다"며 "이에 따라 후순위였던 홍채인식을 진화한 S펜과 함께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홍채인식은 제3의 업체(서드파티) 등 업계 전반의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도록 꾸준히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 사장은 "그 동안 안드로이드폰이 경쟁사 대비 보안이 약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를 완전히 불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보안 기능을 소비자가 선택해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꼽는 갤럭시노트7 또 다른 의미 있는 혁신은 'S펜'이다. 2011년 갤럭시노트가 처음 개발될 때부터 지금까지 S펜은 노트 시리즈와 함께한 상징이다. 7년 간 와콤 등 파트너사와 끝없이 기능을 개선하면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번 제품에서 'S펜 방수ㆍ방진'으로 정점을 찍었다는 게 고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처음에 패블릿(대화면폰) 카테고리를 개척했을 때 의심들이 많았으나, 패블릿은 2012년 이후 미국에서만 매년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갤럭시노트로 대표되는 대화면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미국) =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