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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열풍] 센트럴 파크에 포켓몬이 가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6초

[포켓몬고 열풍] 센트럴 파크에 포켓몬이 가득 포켓몬고(사진=황준호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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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현실 같은 세상이 펼쳐졌다. 조깅을 하며 지나쳤던 길에는 그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포켓볼을 던지자 그들은 포획됐다. 고개를 들자, 아름다웠던 센트럴 파크는 포켓몬 고어(goer)들의 천국으로 변해 있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 불어 닥친 때 아닌 '포켓몬 고' 열풍의 한 단면이다. 숨겨진 포켓몬을 잡기 위해 센트럴 파크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돋보기 삼아 포켓몬을 찾아다니는 어린 유저들이 가득했다.


여름 햇볕을 즐기려 드러누운 남녀노소, 땀으로 번들거리는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조깅 피플, 알아듣지 못할 말로 떠들며 인공 공원을 즐기는 관광객 외에도 포켓몬 고 유저들이 센트럴 파크 방문객의 한 축을 채웠다.

미 언론들이 "포켓몬 마니아들이 센트럴 파크를 접수했다"며 "숨겨진 포켓몬을 잡기 위해 홍수처럼 몰려든 유저들이 푸른 잔디 위를 뛰어다니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센트럴 파크에 진귀한 포켓몬이 산다는 전설 같은 소문이라도 퍼진 것인지 스마트폰을 길잡이 삼아 아이들은 뛰어다녔다.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아이들의 일상에 색다른 변화가 생긴 셈이다.

[포켓몬고 열풍] 센트럴 파크에 포켓몬이 가득 포켓몬고(사진=황준호 뉴욕 특파원)


'포켓몬 고'의 매력은 재미없는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와중에도, 교회에서도, 공원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포켓몬들이 떠오른다. 이들을 포획하거나 훈련시키고 다시 다른 유저들과 포켓몬끼리 싸움을 붙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의 세계에서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재미였다.


지난해부터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위치한 1800년대 지어진 교회 건물을 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뷴 셰리든 씨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자신의 집 앞을 서성이기 시작한 십대들에 대해 전했다.

[포켓몬고 열풍] 센트럴 파크에 포켓몬이 가득 포켓몬고(사진=황준호 뉴욕 특파원)


"현재시간 11시20분, 아직도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은 십대들이다. 이들의 눈은 스마트폰만 주시했다. 10~15분 후 이들은 자리를 떠났지만 곧 다른 이들로 채워졌다. 그는 나중에서야 자신의 집이 '포켓몬 고 짐(gym)'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포켓몬 고'에서 교회를 포켓몬 훈련장(포케스톱)으로 설정한 탓에 십대들이 그의 집 주변을 어슬렁 거렸던 것. 셰리든은 현실(자신의 집)과 증강현실(포켓몬 훈련장)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로 했다.


증강현실 속에서 적응하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포켓몬고를 하다 보니 포켓몬들이 신호등 근처에 배치되는 경우를 종종 접할 수 있었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즐기라는 게임 제작사 측의 배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린이들이 넋 놓고 게임에 열중했다가는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실제 '포켓몬 고'로 인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단점만 늘어놓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간 온라인 네트워크가 창조한 수많은 결과물 속에, 세계는 한 단계 진화해왔다. 이제 현실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강 현실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예를 들어 '포켓몬 고'와 VR HMD와 같은 기기와의 조합은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을 구현할지도 모른다. 그 세상은 꿈이 아니다.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세상. 우리가 개척해야 할 드넓은 세상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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