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친환경차 판매량이 올 들어 6개월만에 2만5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3만100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7~8월께 전년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간 5만대 판매도 기대해볼 만하다. 사실상 올해가 '친환경차의 개화기'인 것이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친환경차는 2만5000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5월까지 공식 판매량은 1만9844대이며 6월 첫째주 이미 2만대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5월말 기준 판매량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판매량의 절반을 이미 넘겼다. 이같은 상황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도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98%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의 실적이 사실상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5월까지 각각 103대, 19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실적을 넘어섰다.
차종별로는 아이오닉과 니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아이오닉은 5월까지 4574대, 니로는 5120대를 팔며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책임졌다. 아이오닉이 1월 출시된 데 비해 니로는 3월말 출시 후 불과 두 달만에 5000대가 팔렸다. 5월에는 역대 친환경차 사상 최대인 2676대가 판매되는 기록까지 세웠다. 니로 출시를 기점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월 평균 5000대의 안정적인 시장으로 진입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그룹의 '1호 친환경차'로 개발 초기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개 라인업으로 계획돼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4년내 16개의 친환경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총 28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으로 현재 12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4년간 16개를 새롭게 출시하게 된다.
5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가 24대인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개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현대차가 최초로 개발한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13개국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18년 차세대 FCEV를 출시해 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양산차 개조가 아니라 FCEV 전용 모델이다. 한번 충전 주행거리는 현재(415㎞)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800㎞가 목표다.
정부는 최근 210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공동주택 충전기 설치 의무화도 추진한다. 현재 전국 10개에 불과한 수소차 충전소도 2020년까지 100개로 늘릴 방침이다. 친환경차 인프라가 확대되면 시장은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친환경차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최근의 디젤 사태 등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 친환경차 혜택 등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경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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