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중심타자 최준석(33)은 전형적인 거포다. 현역 선수 가운데 몸무게(130㎏)가 가장 무겁다. 파워도 엄청나다. 그의 방망이 중심에 맞은 타구는 여지없이 담장을 넘는다.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있다. 달리기. 거구를 흔들며 사력을 다해 달리는 모습은 팬들의 눈에 안쓰럽게 보인다.
최준석이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지난 14일 넥센과의 원정경기(고척돔). 1-1로 맞선 4회초 2사에 그는 2루 주자였다. 동료 정훈(29)이 중전안타를 쳤다. 어지간한 주자라면 홈인이 가능했다. 최준석도 '딱!'소리를 듣자마자 달렸다. 그러나 3루에서 숨을 몰아쉴 수밖에 없었다. 최만호 3루 코치(43)가 웃었다.
최준석은 감량을 시도한 적이 있다. 지난 2005년 시즌이 끝난 뒤의 일이다. 강병철 당시 롯데 감독(70)의 지시를 받고 겨우내 훈련한 결과 110㎏대로 줄였다. 하지만 줄인 몸무게를 지키지 못했다. 2006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감량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는 감량을 하자 "공이 두 개로 보인다"고 했다.
롯데는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최근 열 경기에서 3승 7패로 주춤하다. 최준석의 활약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는 최근 열 경기에서 타율 3.44, 1홈런, 9타점 10볼넷을 기록했다. 조원우 감독(45)은 "최준석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성적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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