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주도권 이미 중국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역량 집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LCD) 디스플레이 패널 관련 연구 프로젝트들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으로 LCD 주도권이 넘어간 만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해외 글로벌 소재 업체들과 진행하던 LCD 관련 소재 연구 프로젝트 상당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면에서 더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는 LCD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 보다 중소형 OLED와 대형 QLED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소재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진행하던 LCD 관련 신소재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했다"면서 "OLED와 QLED 관련 신소재 개발에 양사가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 역량을 OLED와 QLED 관련 신소재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어 굳이 경쟁을 펼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보다는 OLED와 QLED 등 부가가치가 큰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세대 LCD 공장의 생산 용량은 한국이 5만2437㎢, 중국은 1만5675㎢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14년에는 중국이 생산 용량을 2만6697㎢까지 늘린데 반해 한국은 5만1695㎢로 생산 용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는 한국이 4만8873㎢까지 줄어들었다. 중국은 4만2323㎢로 턱끝까지 추격해왔다. 올해는 상황이 역전될 전망이다.
반면 OLED는 아직 한국디스플레이 업계가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중국 업체들이 일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 때문에 이미 주도권을 빼앗긴 LCD는 과감히 포기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R&D 역량을 옮겨 가겠다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복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화학 업체들과 OLED 신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LCD의 경우 액정, 컬러필터, 백라이트 등의 구성요소가 필요했지만 OLED는 발광소자가 모든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소재 자체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LCD에서 OLED 기술로 넘어가며 소재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특정 원료가 일부 업체에 독점되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화학 회사들과 신소재 관련 R&D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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