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생활화학제품 안전성 믿을 수 없어"
표백제>방충제>탈취제>방향제 순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을 첨가해 만든 생활화학제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과 안전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19~24일까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습기살균제 사건 및 생활화학제품 안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10명 중 8명(87.0%)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알고 난 이후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답했으며 84.8%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알고 난 이후 생활화학용품을 사용하기 꺼려졌다'고 응답했다.
◆"옥시 제품 안 쓴다"…젊은 층일수록 높아, 20대 88% 이상
이같은 불안감은 소비행태도 변화시켰다. 응답자의 69.2%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알고 난 이후 생활화학제품 대신 천연재료나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려한다'고 응답해 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변화된 소비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 '옥시' 제품에 대해서는 84.6%의 응답자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알고 난 이후 옥시에서 만든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옥시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응답은 20대(88.7%), 30대(85.3%), 40대(83.0%), 50대(82.4%) 등으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10명 중 9명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된 화학물질, 공개해야"
생활화학제품 10개 품목을 대상으로 품목별로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10품목 모두 5점 만점에 3점 미만으로 나타나,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품목별로는 표백제(2.19점), 방충제(2.26점), 탈취제(2.47점), 방향제(2.50점), 청소세제(2.51점), 제습제(2.65점) 순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피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생활화학제품 등에 사용된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공개 및 표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 중 89.6%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된 화학물질의 표시 확대에 대해 높은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해서는 97.0%가 찬성했다. 기업 활동의 위축과 비용 부담 증가로 도입에 반대한다는 3.0%로 나타나 기업의 악의적인 영업행위 재발 방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요구가 높게 나타났다.
소시모 측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알 수 없다"면서 "소비자의 안전과 알권리를 위해 생활화학제품의 모든 성분을 공개하는 등 표시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이 기업의 악의적인 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20대 국회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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