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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명'나라 '동'네?… 중국인은 왕, 한국인은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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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세요] 국내인 유동인구 확 줄어든 도심 이곳

명동은 '명'나라 '동'네?… 중국인은 왕, 한국인은 꽝 한국인들이 명동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다. 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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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직장인 박준수(41)씨는 점심시간에 동료 2명과 함께 명동의 한 찜닭 집에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좀 이른 시간이라 가게 안이 텅텅 비어있어 홀 가운데 4인 자리에 앉으려다 직원에게 제지를 당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여행사에서 중국인 관광객 30여명을 단체로 예약했던 것. 결국 박씨와 동료들은 구석진 2인 자리에 안내를 받았고 서로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좁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박씨는 "예약이 돼 있으면 입구에 써놓든지 하지 그들도 매출은 올려야하니 이해는 하지만, 너무 기분이 나빴다. 다시는 명동 쪽 가게에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후 출국하는 만 15세 이상 외래 관광객 1만2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명동이 가장 좋았던 관광지로 꼽혔다. 반면 자국민에겐 불친절한 서비스, 명동거리의 중국화로 명동을 찾는 내국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30일 명동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이용객은 2011년 10만9409명에서 지난해 8만3357명으로 4년 사이 23% 감소했다. 외국관광객이 늘었는데도, 명동역을 거치는 유동인구가 줄었다는 것은 내국인이 많이 줄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관광지로써 명동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동희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내국인이 감소하는 것은 당장은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명동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것이다"라며 "내국인이 외면하는 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올 리가 없다. 관광객들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 호기심으로 방문하는 것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명동은 '명'나라 '동'네?… 중국인은 왕, 한국인은 꽝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한 물건을 어깨에 메고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2012년을 기점으로 명동은 '큰 손' 중국관광객 위주로 돌아가면서 한국 손님을 홀대한다는 인상을 줬고, 내국인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직장인 민수정(30)씨는 퇴근길에 명동 화장품 가게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요즘 유행하는 쿠션 팩트를 사기 위해 V브랜드 매장에 가 점원에게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을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그냥 이거 쓰면 되요"라는 어눌한 한국어 대답이었다. 민씨는 "옆에 있는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친절하게 중국어로 자세히 설명해주면서 나에겐 대답도 잘 안해줘서 한국에서 인종차별 받는 기분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명동은 '명'나라 '동'네?… 중국인은 왕, 한국인은 꽝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팬더탈을 쓴 사람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



한국적 특색을 잃어가는 것 역시 내국인들이 발걸음을 끊는 이유다.


명동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가게 수가 2007년 27곳에서 2016년 141곳으로 늘었다. 거리에는 중국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국어 호객행위가 한창이다. 간판이 아예 중국어로 돼있거나, 제품설명이 중국어로만 된 곳도 있다. 중국인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이벤트나 사은품도 눈에 띄었다.


결혼 후 지방에서 살다 30년만에 명동을 찾은 주부 이미선(58)씨는 "아가씨 시절 추억을 떠올리면서 쇼핑하러 들렀는데, 분위기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 상점에도 온통 중국관광객, 중국말을 하는 점원뿐이다. 말붙이기도 힘들어서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달 주부·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명동에 대한 글이 화제가 됐다. 글에는 추억의 명동거리가 외국관광객을 위한 곳으로 변해 다시는 찾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네티즌은 "외국관광객들은 따지고 보면 다 뜨내기다. 명동은 원래 한국인들이 사랑해줘서 키운 거리였다"며 "젊은 시절, 조그만 극장, 맛있는 거리의 밥집, 옷가게 등 길을 거닐던 추억이 다 사라져서 속상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관광객들이 한국의 냄새를 맡으러 명동에 오는 것이지, 중국스러운 느낌을 보러 오는 것은 아니지 않겠냐"며 "명동거리가 이렇게 변하고 있는 것은 업주들이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변화가 몇 년 후엔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사무국장은 "서울시와 함께 '지속가능한 명동 발전과제'를 준비 중이다"라며 "외국관광객들이 명동을 지켜줄 수 없다. 재미없다고 소문나면 금세 발걸음을 끊어 버릴 것이다. 명동의 전통을 지켜나가면서 내국인이 다시 올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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