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두고 찬반 의견 엇갈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유전자변형식품(GMO)이 상업화된 지 올해로 20년을 맞습니다. 1996년 처음으로 GMO가 상업화됐습니다. 그동안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GMO에 대한 안전성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GMO 의무표시'를 두고서도 찬반 의견이 갈립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우리 식탁에는 GMO 표시를 하지 않은 식품들이 자주 올라옵니다. 두부 등은 이미 GMO로 대체된 지 오래됐습니다.
◆EU, GMO 작물 재배 금지=GMO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존재합니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GMO의 수용여부, GMO 표시제도에 대한 입장 등 GMO에 대해 찬반 어느 쪽에 서느냐가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우리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며 "정치적으로 보수진영은 대체로 GMO 찬성, 진보진영은 GMO 반대로 갈린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의 민주·공화 양당 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둘 다 친 GMO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가장 진보색이 짙었던 민주당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 후보(버몬트 주 상원의원)는 유일하게 반 GMO 편에 서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출신 지역인 버몬트 주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GMO를 유통시킬 때 포장지에 'GMO 원료로 만들었다'고 의무 표기하도록 하는 법을 2014년 5월 주 의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샌더스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호주·한국·중국·러시아 등에선 라벨에 GMO 표시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인은 자신이 GM 작물을 섭취하는지 알지 못하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계속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GMO 표시 의무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 교수는 "GMO 이슈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했던 안전성 논란에 그치지 않고 요즘은 정치·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GMO 상업화 이후 지난 20년 동안 가장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인 곳은 미국과 유럽연합(EU)입니다. 지난해 EU 28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GMO 작물 재배를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 교수는 "GMO는 유럽에선 선택의 문제인데 아프리카에선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며 "GMO에 대한 수용성이나 표시문제에 대한 입장이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GMO는 30개국에서 재배하고 70개국에서 식탁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GMO 종자는 세계 종자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20년 동안 10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GMO 장점도 있다=유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GMO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는 1240만대 차량 운행 정지와 맞먹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유 박사는 "약 20년 동안(1996∼2013년) GMO 작물 재배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은 1240만대의 차량을 운행 정지시킨 효과와 같다"며 "이는 국제 학술지에 소개된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사는 "첫 하이브리드 옥수수의 상업화가 이뤄진 것은 1921년이고 이로부터 75년이 지난 1996년에 GMO 기술로 만든 최초의 GM 옥수수가 시장에 등장했다"며 "이후 20년 동 GMO는 각자의 호·불호와 무관하게 세계인의 삶과 경제·과학·농업·무역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GMO를 주제로 전 세계에서 수행된 연구결과 147건을 메타(meta, 기존 문헌을 분석해 평가하는 작업) 분석한 결과 20년 동안 GMO는 작물 생산량을 22%, 농부의 이익을 68% 높인 반면 농약 사용량은 37% 감소시켰다는 겁니다.
유 박사는 "GMO를 이용한 농법은 기본적으로 밭을 갈지 않고 잡초를 제거하는 무경운(無耕耘) 농업"이며 "1996∼2012년 사이 GMO 작물재배에 따른 제초제 등 농약 사용량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55만 톤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