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뒷돈 먼저 요구했다?

검찰 /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김원유 인턴기자]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교수가 뒷돈을 먼저 요구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7일 서울대 수의대 조모(56)교수가 옥시 측 직원을 만나 계좌번호와 구체적인 금액을 적어주며 뒷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옥시 측으로부터 확보했다고 전했다.

옥시 측에 따르면 옥시는 조 교수의 요구에 따라 용역비 외에 1200만원을 3차례에 걸쳐 조 교수 계좌로 송금했다. 이에 검찰의 계좌추적에 덜미가 잡혔고, 조 교수는 금품 수수 사실은 인정했지만 뇌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극악무도한 옥시와 어떻게 한패거리로 몰 수 있느냐. 목적 가지고 한 보고서가 아니다"면서 "제가 옥시처럼 살인을 했나. 김앤장처럼 부도덕한 일을 벌였나. 앞뒤를 무시하고 짜 맞춘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 교수는 "(중간 보고서 관련) 당시 열악해서 일시적으로 오버된 것 있는데 왜 이 부분이 옥시 측에 도움이 되는 자료인가"라며 "옥시와 김앤장은 연구중 일부분만 강조했고 (옥시가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는) 왜곡되고 짜 맞춘 것"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수뢰후부정치사, 증거위조, 사기 혐의로 조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조 교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조 교수 변호인은 "첫 번째 수뢰후부정처사는 부정한 청탁을 말하는 것이고, 증거위조는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것, 세 번째는 시약 등을 옥시 연구비로 받았음에도 다른 연구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라며 "조 교수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억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장 범죄 사실에서도 불상의 장소에서 옥시 관계자한테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고 되어 있다"며 "어디서 줬는지, 누가 줬는지 특정이 안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