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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아저씨는 옛말~젊어진 가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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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취업 삼수생 김동준(29ㆍ남)씨에게는 요즘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대학 졸업 후 3년간의 고시원 생활은 그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위장병을 불러왔고, 그 많던 머리숱마저 앗아갔다.


그렇다고 휑한 헤어스타일로 면접에 나설 수도 없는 일. 20대 나이에 가발을 쓰는 것도 억울(?)한데 가발 가격을 알아보고선 그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탈모로 인한 고민은 이제 중장년층 '아저씨'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비롯해 취업 준비로 고민하는 청년층까지 최근 들어 스트레스성 탈모 인구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2013년) 탈모증에 인한 진료인원은 2009년 18만명에서 2013년 21만명으로 5년간 3만명(15.3%) 가량 늘어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나타났다.

환자의 연령대도 3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20대 순으로 젊은 층의 비율이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30~40대가 전체 진료인원 중 47.3%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발기업 하이모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연적인 선천적 탈모가 주를 이뤘다면 이젠 업무 스트레스나 오염된 환경 같은 후천적 요인으로 탈모를 경험하는 이들의 연령이 점차 어려지면서 탈모인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발 수요층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50~60대에서 젊은 층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9일 하이모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하이모 고객 수에서 20~30대 고객 비율은 24%로 2012년(18%)에 비해 6%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여성 고객수도 연평균 12~13% 증가하고 있다.


탈모 인구가 늘면서 매출은 덩달아 상승했다. 2012년 599억원이던 하이모의 매출액은 지난해 692억원으로 15.5% 증가했다.


이 회사가 올 상반기 공채 시즌을 겨냥해 지난 3월 벌인 '하이모 취업준비생 가발 무료 대여 프로젝트'에는 사회초년생과 재취업 준비생 등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조기 마감됐다.


이 프로젝트는 탈모로 인한 자신감 하락으로 면접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업준비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력서와 신분증, 보증금 10만원을 갖고 매장을 방문하면 호감도를 높여주는 헤어 컨설팅과 함께 일주일간 원하는 가발을 무료로 빌려주는 행사다.


탈모는 물론 미용을 위해 가발을 찾는 여성들의 수요도 늘었다. 하이모가 출시한 여성 가발 브랜드 하이모레이디는 올해에만 백화점 3곳에 전용 매장을 냈고, 오픈 매장수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모 관계자는 "과거 선천적이거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탈모현상을 겪는 중장년 남성들이 주로 가발을 이용했다면 이젠 학업이나 업무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젊은 층은 물론 여성층에서도 가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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