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철강, 해운 등 '배철수'株 마이너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국내 금융투자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해운업을 비롯 철강, 조선 등 상관관계가 높은 업종 주가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반전하고 있는데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우량주ㆍ단기물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하루 종일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조선,철강 등 업종 영향력 큰 종목들은 파란색 일색이었다. 전날 업종별 지수를 보면 철강ㆍ금속 -2.78%, 해운업이 포함된 운수ㆍ창고 -1.51%, 조선업이 포함된 운송장비는 -1.38%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전 9시 30분 현재 철강ㆍ금속 -0.31%, 운수ㆍ창고 -0.93%로 전날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경우, 향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한진해운 감자 이후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보유 지분 33.2% 가치의 희석이 예상되는 점은 주가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진해운 사태가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 있다. 이미 정부주도의 구조조정 이슈와 맞물려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의 우량주ㆍ단기물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무보증 일반 회사채 발행액 중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채권 발행 비중은 86.7%(1조3900억원)에 달해 2월 67.7%보다 크게 높아졌다.
반면 신용등급 A등급의 발행액은 2월 7380억원에서 3월 1500억원(9.4%)으로 급감했다. 지난주 채권시장에서도 롯데케미칼(AA+) 등 발행규모가 컸던 AA등급 이상의 우량물로 투자자금이 몰렸으며 A등급 회사채의 경우라도 안정적인 사업지위를 기반으로 낮은 등급 하락가능성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로 수요예측에 나서 성공으로 이어졌다. 포스코(AA+), AJ렌터카(A-),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AA+/예상) 등 이달 25~29일 채권발행 수요예측을 하는 기업 모두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변화가 장기물 보다 작은 1.5~3년 단기물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김수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 이슈와 함께 총선 이후 구체화되고 빨라지는 산업 구조조정 분위기 심화는 이러한 상황이 일단락 되기 전까지 전반적인 채권 투자심리에 상당기간에 걸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채권시장에서 우량물, 단기물 선호 현상 심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채권시장의 위험자산 회피성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전해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영위기 상황이 일찌감치 시장에 알려진데다 자율협약 신청 직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상황이지만 세번째 자율협약 기업 등장에 채권시장의 위험자산 회피성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 추진작업 개시를 신청하면서 올해들어 자율협약을 신청한 기업은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3곳으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예상치 못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언급된다든지 대규모 적자 기록으로 구조조정 리스크가 높아진다면 채권시장은 또 다시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보이는 만큼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이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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