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게이코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후보가 예상대로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결선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페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67% 진행된 가운데 중도 우파 성향의 후지모리 후보는 3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으며, 중도 성향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8)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 후보가 24%로 뒤를 이었다.
선거 막판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좌파 성향의 광역전선당 후보인 베로니카 멘도사(36·여) 의원은 17% 득표로 3위에 그쳤다. 최종 집계 결과는 이날 오후 발표된다.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CPI는 개표 직후 후지모리가 39.1%를 득표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대 페루에서 독재정치를 펼치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후지모리가 결선 투표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페루 국민 상당수가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한반감을 품고 있어 2위 후보가 반 후지모리 세력을 얼마나 규합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대선 직전 실시된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쿠친스키가 결선 투표에서 후지모리 후보와 맞붙었을 경우 후지모리 후보를 7%포인트 차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친스키는 투자회사인 1980년대 퍼스트 보스턴 인터내셔널의회장을 역임하는 등 월가에서 근무한 경력이 화려한 신자유주의자로 투자 친화적이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 시절 총리와 재무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후지모리가 소속된 민중권력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130석 중 60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5개 정당이 남은 의석을 나눠 가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통령과 부통령, 13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2300만 명이다. 당선자들은 7월 28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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