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등 국내 데이터센터 임차…투자없이 클라우드시장 무임승차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앞다퉈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적극 홍보에 나섰지만, 실상은 국내 대기업 인프라를 빌려 쓰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당초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약 3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와 20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적인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화려한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 이벤트 이후 그 속을 보면 투자는 없고 오히려 국내 클라우드시장 잠식 가능성만 높여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MS는 LG유플러스 인터넷 데이터센터 '평촌 메가센터' 서버의 일부 면적을 임차하기로 LG유플러스 측과 협의를 마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버 면적당 한국MS에 전세를 주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면서 “구체적인 대여기간이나 임대료 등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MS는 기존에 임차계약을 체결한 LG CNS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 이어 평촌 메가센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글로벌 IT업체는 한국MS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AWS, 한국IBM 등이 국내에 2곳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AWS는 올 초 KT 목동센터, SK브로드밴드의 일산센터와 상면임대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 역시 송도 교보 데이터센터를 빌려쓰고 있으며, 판교 SK주식회사 C&C의 데이터센터에도 연내 입주하게 된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IT 인프라시장의 화두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차별화하고 국내 클라우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둘러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국내 유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서서 지원을 할 정도로 역점을 둔 사업이지만 외국계 IT기업들은 투자 없이 손쉽게 국내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는 연간 40%씩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시장이 외국계 업체에 잠식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 대부분이 자체 서버와 스토리지 등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국내 클라우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