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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끌어내린 기관…일부 증권사 "외국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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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조1658억원어치 순매도
하락장 에상에 펀드환매 쏟아져
연초 사놓은 주식 팔며 차익실현
외국인 매수세 강해야 2000선 탈환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2000선을 기웃거리던 코스피가 1980선으로 내려앉았다. 기관투자가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탓에 수급 여력이 부족해진 탓이다. 외국인은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나 강도가 크지 않아 2000선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대비 3.39포인트(0.17%) 내린 1982.58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올 들어 장중 세차례 2000선을 돌파했으나 그때마다 기관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와 번번이 고지 점령에 실패했다. 이날 장초반 기관은 '팔자' 기조를 유지하다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유입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은 총 3조1658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6227억원), SK하이닉스(-2422억원), 삼성물산(-2318억원), SK텔레콤(-1591억원) 등이다. 다만 이 와중에도 삼성생명(2151억원), KB금융(760억원), 하나금융지주(706억원) 등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금융주 일부는 주워 담고있다.

기관의 매도 행진을 재촉하는 것은 하락장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물량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전날까지 16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16거래일 연속 순유출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이탈한 자금은 총 1조7805억원이다. 최근 18거래일 간 기관 주체별 순매도 현황을 살펴봐도 투신(펀드)은 1조8348억원 순매도로 전체 기관합계의 57%를 차지했다.


기관 내 일부 운용사들의 차익실현 목적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글로벌 악재로 국내 증시가 1810선까지 주저앉았을 때 외국인은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반면 기관은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글로벌 정책공조 기대감에 코스피가 안도랠리를 이어가자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내다 팔며 실탄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대체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패턴은 반대 성향을 나타낸다"며 "글로벌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기관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를 틈타 고점이라고 판단되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관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주체로 부각되자 일부 증권가에서는 방어 논리를 펴고 있다. 오히려 기관보다 외국인 매수세가 약하기 때문에 2000선 탈환이 힘들어진다는 주장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0년 코스피가 1750 상단을 강하게 돌파해 2150까지 올랐을 때를 보면 국내펀드 환매금액은 11조원이 넘었다"며 "하지만 이 기간 외국인이 18조원 가까이 매수하는 등 펀드 환매를 압도해 랠리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기관의 순매수가 정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지수의 저점이 확인되면,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되며 지수는 상승하고 이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순매수했던 기관은 차익실현을 하고 나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 상승 견인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기관보다 외국인의 수급 동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지수보다 종목별로 대응하면서 1분기 어닝시즌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 모멘텀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시적 대응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최근 이익 전망치가 높아진 코스닥 시총 30위권 이내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3월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업종은 불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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