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중소기업 수출사업 지원대상에 중견기업을 포함하고, 맞춤형 해외마케팅 지원예산도 두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다수 중소·중견기업들이 애로사항으로 꼽은 환율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금융권 퇴직자들을 재교육시켜 환율 컨설턴트로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형환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23일 오후 '산업단지 수출카라반' 두번째 방문지인 구미국가산단에서 중소·중견기업 대표자들과 만나 "기계·전자산업 수출중심지인 구미산단을 글로벌 수출기지화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2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수출카라반은 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청장, 무역보험공사사장, 수출입은행장 등 유관·금융기관이 반월시화 산단, 구미국가산단, 광주첨단, 오송 첨복단지를 연이어 찾아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해소해주는 행사다.
특히 주 장관은 기업이 제기한 건의나 애로 가운데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계설비업체인 A사 대표는 "중소기업에는 여러 지원이 되지만 중견기업에 대한 개념이 아직 확실히 안돼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일정규모 미만의 기업에 대해서는 중견기업들에게도 중소기업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B사 대표는 "해외전시회 등 참가 시 개별참가 지원 등은 중소기업에만 집중돼있다"며 "수출초보인 중견기업에 대한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수출초보 중견기업에 대한 수출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수출확대 가능성이 높은 요건을 정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산업부는 수출유망 중견기업에 대한 맞춤형 해외마케팅에 대한 지원 예산을 올해 90억원에서 내년 15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도 일반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기업마당 등을 통해 지원정책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중견기업법이 2015년에 통과가 됐고, 지원 대상에 중견기업을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3월 통과가 목표"라며 "현재 법적으로 안돼 있는 측면이 있어, 우선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합섬업체인 C사 대표는 "자체 자금으로 이집트에 현지법인설립을 완료하고 대규모 투자사업을 검토 중인데, 금융지원이 거의 안된다"며 "해외진출에 있어 상당히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영학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해외사업 시 필요자금을 금융권에서 대출할 때 무보가 연대보증을 해주는 해외사업금융보험 상품이 마련돼있다"며 "홍보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다수 기업들은 환율리스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광통신소자 기업인 D사 대표는 "수출, 수입 모두 환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반월시화산단에서 진행된) 오전 간담회에서도 환율리스크에 대한 같은 건의가 있었다"며 "정년이 다된 금융권 인력들을 활용해 환율 컨설팅을 정기적으로 해주는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준식 수출입은행 부행장은 "필요한 경우 통화전환옵션을 대출기간 중 두번 활용할 수 있다"며 "통화를 두개 정도로 복수결제로 크로스헷지 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 장관은 지원시스템과 관련해 "B2B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또 자동차 부품회사인 E사 대표는 "업종 특성상 투자를 계속하다보니 부채비율이 크고, 이 때문에 은행권 보증을 못 받아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엔지니어링 회사인 F사 대표는 "중견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지원시스템을 보면 B2B가 아닌 B2C에 대한 맞춤형으로 돼있다"고 건의했다. 주 장관은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구미=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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