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ㆍ홍ㆍ백 삼색 조합에 여백의 미 살려 희망의 기운 부여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이 '무궁화'에서 '태극'으로 바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태극기의 청ㆍ홍ㆍ백 삼색 조합을 사용한 새 정부상징(GI)을 보고했다. 여백의 미를 살린 디자인은 담백한 표현으로 '대한민국다움'을 극대화했다. 열린 조형성으로 국민과 세계,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자세를 표현했고, 훈민정음 창제기의 글꼴을 현대적 감각으로 배치해 권위를 뒷받침했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우리 국민이 공감하는 역사와 전통, 미래 비전을 담기 위해 각계각층의 생각을 모아 반영했다"고 했다. 태극은 지난해 3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상징소재 적합도 조사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3월~5월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24%)를 얻었다.
그동안 사용해온 GI는 무궁화다. 1967년 정부기 문양 제정 이후 줄곧 쓰여 국민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디자인 측면에서 변용을 주기 어려워 현대적 의미의 정체성을 담기에 부족했다. 일본의 GI, 가문 등의 문양과 비슷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 장관은 "태극은 무궁화만큼 국민에게 익숙하다. 정부의 상징물로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일부 기업들의 로고와 유사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GI로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품격과 진취적인 기운을 모두 갖추면서 가장 공통적인 문양을 GI에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장동련 교수는 "한 단계 진화한 태극 문양이다. 특히 백색을 넓게 배치해 빛과 희망의 기운이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새로운 GI는 통합의 성격을 갖췄다. 중앙행정기관 쉰한 곳은 물론 전국 행정기관 750곳에 모두 적용된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이미 모든 정부기관이 새 GI를 사용해야 하는 조항을 마련했다“며 "국민 인지도가 높은 문양을 쓴다고 해도 까다로운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 수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덕 장관은 "정부 기관들이 제각각 다른 상징물을 사용하면서 정체성이 불분명해진 감이 있다. 국민 절반이 한 곳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GI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행정 낭비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성렬 장관은 "국민에게 하루빨리 노출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설명회, 기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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