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대구지역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신규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한껏 달아오르며 값이 많이 올랐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13일 KB국민은행의 주간주택시장 동향자료를 보면 대구 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이후 매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입주물량이 예정돼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달성군의 경우 일주일 만에 0.19% 떨어져 전국 5대 광역시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컸다.
달성군 외에도 하락폭이 큰 상위 5개 지역 가운데 4곳이 대구에 몰려있다. 달서구 역시 신규공급이 몰린데다 향후 대출심사 강화 등의 영향으로 잠재수요층의 관망세가 이어지며 0.16% 떨어졌다. 달서구는 세달 연속 하락세다. 서구나 동구 등 주변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값은 3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대구 내 하락세는 유독 두드러진다.
실수요자 거래가 왕성한 중형ㆍ소형 아파트값이 중대형이나 대형보다 하락률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중개업소를 통해 매도자와 매수자간 수급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수우위지수로 보면, 대구는 9.8에 불과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51.1, 전국 평균치는 43.2로 대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대구지역 아파트값은 지난 한해에만 10% 가까이 올라 전국 평균치의 2배 정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혁신도시 개발 등 호재가 겹치면서 2010년 중순 이후 쉬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도 대구에서 나올 정도였다. 전셋값까지 받쳐주면서 최근 수년간 외지에서 투자명목으로 가세한 사람도 적잖은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달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심사가 강화된 데다 미분양물량이 급증하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만큼 하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의 경우 오는 5월부터 여신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라 향후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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