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폭과 연계 마약류 범죄 우려…한국 경유지 활용 일본 밀수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마약 관련 조직폭력배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멕시코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대륙 국가의 경우 마약 제조나 밀매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정부를 위협할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자체 무장은 기본이고 거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사법시스템의 보호(?)를 받기도 한다.
한국 조폭은 마약류 범죄에 개입하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여기고 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마약밀수나 밀매를 조직적으로 주도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직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해마다 마약류 사건에 연루돼 적발되는 마약류 사범 중 조폭 출신은 수십 명에 이른다. 2013년 38명에서 2014년 69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조폭 출신 비율은 0.4~0.7% 수준이지만, 조폭이 마약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사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일본 야쿠자, 중국 삼합회(흑사회) 등 세계적인 범죄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일본 야쿠자 조직이 중국에서 밀수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10㎏을 압수하고, 조직원 등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압수한 필로폰은 33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도 국제범죄조직이 연루된 마약 사건이 여러 건이 있었다. 2012년 10월 일본 야쿠자 '스미요시파' 조직원과 연계해 필로폰 5.4㎏을 일본으로 밀수출하려는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2007년 9월 일본 최대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의 중간보스가 김해공항으로 필로폰 615g일 밀수입하고,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에 검거되기도 했다.
한국을 마약 경유지로 활용하는 사건도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형관)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평택항으로 필로폰 18.2㎏을 밀반입 후, 이를 일본으로 밀수출하려 한 혐의로 필로폰 밀수 사범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필로폰 18.2㎏은 시가 600억 원 상당으로, 약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마약 밀수 사상 국내 최대 필로폰 밀반입량"이라며 "이 사건 필로폰은 일본 폭력조직이 구매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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