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시장쟁탈전 거세질 듯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KEB하나은행이 다음달 중 투자자문업 시장에 뛰어든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문업 진출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 체계를 완성하고, 이를 신수익원으로 키우겠다는 게 하나은행의 목표다. KEB하나은행이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으면 국내 4대 은행 간 투자자문업 경쟁도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15일 "다음달 중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로부터 투자자문업 승인 받으면 KEB하나은행은 금융과 부동산 등 전 분야에 걸쳐 투자자문을 할 수 있게 된다.
KEB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꼽힌다. 작년 9월 통합은행 출범 이후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를 위한 '전 직원의 PB(프라이빗뱅커)화'를 추진할 정도로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자문업 등록도 장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는 PB고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 정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게 되면 중소형 빌딩 투자자문 등으로 서비스 제공 대상의 확대는 물론 수수료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규정상 부동산 투자자문의 경우 부동산 매매가의 최대 2%까지 투자자문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이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으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 국내 4대은행간 시장 쟁탈전도 본격화된다. 2014년 말 신한은행이 부동산투자자문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작년 7월, 11월 각각 금융과 부동산 투자자문업 겸영 승인을 받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4대 은행들이 이처럼 투자자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4대은행의 작년 4분기 NIM은 전년보다 0.04~0.24%포인트씩 떨어졌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자문업을 키우고 있지만 실적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까지 총 18건을 체결해 12억여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고 우리은행도 최근 1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일부 자문계약을 하고 추진 중인 건들은 있으나 거래가 성사된 건은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피 베이스(fee baseㆍ성과에 따라 운용보수 받는 것) 시장의 미성숙으로 투자자문서비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미래 시장에 대비해 차근차근 자문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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