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내수 양호…생산·투자도 개선되는 모습"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우리 경제가 내수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생산과 투자도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위기론'과는 동떨어진 시각을 내놓으며 '낙관론'에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둔화, 미국 금리인상, 유가 하락, 북한 리스크 등 대외 위험요인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생산·투자도 기저효과 등으로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밝힌 경제동향에서 "내수 회복세가 완만해지고 수출은 감소세가 확대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한 것과는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12월 소매판매가 기저효과로 전월대비 0.1% 감소했지만, 전년동월대비 3.5%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1월에도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감소했지만 백화점·할인점 매출액과 휘발유·경유 판매량, 카드 국내승인액은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수출 부진에도 유화업계 정기보수 마무리 등으로 화학제품, 석유정제 등에서 늘어나며 전월대비 1.3%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0.3%) 보다 보합세(0.0%)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3.0% 줄었으며 출하는 1.3% 증가해 재고율(재고/출하비율)은 전월에 비해 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3.8%로 전월 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는 "1월 광공업 생산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를 앞둔 생산 증가 등 긍정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수출 부진 지속과 대외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소비 심리둔화 등 하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2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투자가 늘면서 전월대비 6.1% 신장,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은 건축, 토목공사가 모두 늘면서 전월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는 "세계 경제는 미국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일본·유로존의 미약한 회복세, 중국·자원국 등 신흥국 경기부진이 지속되며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는 수출, 투자 부진으로 전년도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낮은 6.8%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추가통화 완화에도 엔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주가급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유로존도 부실채권 문제가 부각되며 유럽 주요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 중심 회복세가 지속·확산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1분기 재정·정책금융 등 21조원 이상 조기집행을 확대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으로 선제적 경기관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 및 국내외 경기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에는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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