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삼성생명은 현직 보험 컨설턴트가 관리중인 고객을 자신이 지정하는 후계자 컨설턴트에게 전수하는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일부 보험사에서 컨설턴트의 직계 비속인 자녀에게 한정해 보험계약의 승계를 허용하고 있지만 자녀 외 모든 컨설턴트로 후계자를 확대한 것은 삼성생명이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오랜 컨설턴트 활동으로 보유고객이 많거나, 고령으로 인해 고객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후계자에게 계약 및 고객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후계자인 신인 컨설턴트가 정착할 때까지 멘토링을 해주고 은퇴시에는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을 믿을 수 있는 후계자에게 넘겨 준다는 ‘가업승계’의 의미도 있다.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은 후계자인 컨설턴트와 멘토?멘티 관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멘토 컨설턴트는 5년 이상 장기간 활동하고 보유고객이 300명이 넘는 우수한 컨설턴트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후계자가 되는 멘티는 1년 이상 활동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이 우수한 컨설턴트 중에서 멘토의 자녀이거나 멘토의 추천으로 컨설턴트 활동을 시작한 경우로 한정된다.
이렇게 멘토-멘티의 관계가 되면 멘토 컨설턴트에게는 회사에서 소정의 멘토비를 지원하고, 후계자인 멘티가 물려 받은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일정 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또 이 프로그램에 따라 보험계약을 승계할 때는 멘토·멘티 컨설턴트가 같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보험계약 승계의 취지를 설명한 후 고객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삼성생명은 이번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의 도입을 위해 관련 제도를 다음달까지 마무리하고, 3월부터 활동하는 신인 컨설턴트들부터 후계자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기존 계약관리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계약 승계 프로그램은 고객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컨설턴트도 고객관리 능력을 전수받을 수 있는 1석2조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은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1990년대부터 일반화된 제도이다. 미국 뉴욕라이프의 경우 90년대부터 계약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관리는 물론 팀 단위의 활동을 통해 영업노하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일본의 경우는 주로 컨설턴트의 고령화로 인한 고객관리의 공백을 방지하고, 영업활성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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