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지난 주말 미국 동부를 강타한 한파다.
기록적인 한파였던만큼 동부 지역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Fed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 둔화, 국제유가 급락, 달러 강세에 날씨마저 Fed의 긴축 행보에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월스트리저널에 따르면 동부 지역 한파와 폭설 때문에 지난 이틀 동안에만 수 억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 분석업체 웨더 컴퍼니의 폴 월시 부사장은 한파 피해를 입은 지역의 하루 생산량이 약 160억달러라며 이틀 동안 한파로 경제적 피해는 5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영정보 제공업체 프래내널리틱스도 이번 폭설로 인한 직접적인 재산피해 규모는 3억5000만∼7억달러라고 추산했다.
이미 중국 경기 불안과 달러 강세 여파로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지난해 2분기 3.9%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전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환산)은 3분기에 2.0%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29일 지난해 4분기 GDP를 발표할 예정인데 블룸버그는 0.7%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Fed는 4분기 GDP가 발표되기 전인 오는 26~27일 올해 첫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진행할 예정이다.
폭설이 Fed의 긴축 행보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Fed가 양적완화를 종료했던 2014년에도 미국 경제는 연초 폭설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1분기 GDP 증가율이 -0.9%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미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했던 Fed는 그해 FOMC 때마다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씩 축소하면서 10월에 최종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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