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시보드가 TV·PC·스마트폰·태블릿에 이은 제5의 스크린"
KT경제경영연구소, 자율주행차 시대 음성·동작인식이 핵심UI
보쉬·BMW·볼보 등 자율주행차 콘셉트서 터치스크린 활용 대시보드 공개
구글·애플 음성인식 기술, 자율주행차 경쟁력 될 듯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운전자는 차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풍경을 즐기거나 독서를 하거나 업무를 보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이때 자동차의 대시보드가 디스플레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기술(IT) 업계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해 대시보드를 새로운 기회로 주목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동향보고서에서 "자율주행 차량 시스템 개발과 함께 TV,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제5의 스크린으로 자리매김할 차량 대시보드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음성과 동작 제어 기능이 차량내 핵심 사용자환경(UI)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주요 자동차·부품 및 IT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대시보드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들을 잇따라 소개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인 보쉬는 지난 1월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6에서 자율주행 차량 콘셉트를 공개했다. 보쉬는 실내 대시 보드와 중앙 콘솔을 모두 터치 스크린으로 제작했으며, 차량 문 쪽에도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터치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기능을 이용할 경우 스마트폰에서 채용한 햅틱 센서를 적용해 실제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도록 했다.
독일의 BMW는 CES2015에 이어 CES2016에서도 대시보드에 소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손 동작으로 각종 기능을 선택, 실행할 수 있는 '에어 터치' 기능을 공개했다. 이 기능은 운전자석 우측 팔받침 부분에 동작인식 센서를 내장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웨덴의 자동차 기업 볼보는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차량 내부 디자인 콘셉트인 '콘셉트26'을 공개했다. 콘셉트26에 따르면 주행 모드에서 자율 주행으로 전환할 경우 운전자석 좌석이 뒤로 제처지면서 우측 대시보드에 회전형 대형 스크린이 나타난다.
스위스의 맞춤형 차량 제작 업체인 린스피드(Rinspeed)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운전대가 사라지는 자율주행 차량 콘셉트인 '에토스(Etos)'를 공개했다. 에토스는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운전대가 접히면서 대시보드 공간으로 들어가고 계기판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나오면서 운전자가 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지난해 푸조도 핸들 부분에 소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며, 우측 대시보드에서는 앱 형태로 각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율주행 차량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무인차를 개발중인 애플도 2013년 7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이 특허에는 차량 내 대시보드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기능 이용이 가능하면서 햅틱 피드백으로 볼륨 조절 버튼이나 원형 손잡이를 사용할 때의 느낌을 전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차량내에서 적용이 가능한 다수의 동작 인식 특허를 출원, 획득하기도 했다. 이 특허는 터치스크린 단말에서 사용자의 손동작이나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각종 기능을 실행하거나 동작을 특정 앱이나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능은 태블릿PC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현재 업체들이 차량용 대시보드 UI로 동작과 음성 명령 기능을 고려 중인 경우가 많다"며 "'구글 나우'라는 가상 비서 기술을 보유한 구글과 동작 인식 기능을 차량에 탑재하려는 애플이 차량내 대시보드와 자율주행 차량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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