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닷컴 상금랭킹 15위로 재입성, 승부수는 송곳 아이언 샷 "아메리칸드림 GO~"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12년 Q스쿨 수석'.
이동환(29ㆍCJ오쇼핑)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2년 퀄리파잉(Q)스쿨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2013년 AT&T내셔널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2014년 투어카드를 날려 지난해는 웹닷컴투어에서 가시밭길을 걷는 시행착오를 거쳤다. 다행히 상금랭킹 15위로 PGA투어 재입성에 성공했다.
사실 국가대표시절인 2004년 일본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기록을 수립한 한국의 '엘리트'다. 2005년 프로로 전향해 2006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최연소 신인왕에 등극했고, 2007년 요미우리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기대치에 부응했다. 2008년 12월 공군에 입대했다가 2011년 제대해 9월 도신골프토너먼트에서 곧바로 JGTO 통산 2승째를 수확했다.
2012년 Q스쿨을 통과해 최경주(46ㆍSK텔레콤)와 양용은(44)을 롤 모델로 "일본 찍고, 미국으로 건너가는" 여정을 완성한 셈이다. 최경주는 실제 멘토 역할을 자청해 이동환이 PGA투어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동환 역시 "어려운 시절 PGA투어를 개척한 선배들을 생각했다"며 "지난 3년간 1, 2부투어를 오가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반드시 아메리칸드림을 완성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일단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가 280야드로 상대적으로 짧은 반면 '아이언 샷의 달인'이라는 애칭처럼 정교함을 주 무기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실제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이 66.23%(30위)를 기록한 2013년 선전했다가 2014년 58.89%(172위)로 떨어지면서 20개 대회에서 10차례나 '컷 오프'를 당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당초 드라이브 샷 비거리를 늘리는 훈련을 계획했다가 아이언 샷과 숏게임을 더욱 연마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이유다. 이동환은 "무리한 비거리 늘리기가 오히려 스윙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더 높이고, 실전을 통해 그린 근처에서 스코어를 지키는 숏게임에 공을 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2015/2016시즌 6개 대회에서 세 차례 본선에 진출하면서 서서히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1라운드에서는 6언더파를 몰아쳐 집중력까지 과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보통 둘째날 무너지는 '2라운드 징크스'를 극복하는 게 시급하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 PGA웨스트 스타디움코스(파72ㆍ7300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리어빌더챌린지에 출사표를 던진 이동환은 "기회가 몇 번은 올 것"이라며 기대치를 부풀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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