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편의점 매출 두자릿수 증가…1인가구 혼술족 영향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소주 가격 인상에도 불구, 판매량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음식점의 소주 가격 인상분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다 외식비용을 줄이면서 집에서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대형마트 2개사와 편의점 2개사 등에 따르면 소주 가격 인상 시점을 기준으로 소주 매출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대형마트에서는 가격 인상 직후인 지난해 12월 소주 매출(병소주 기준)이 전월 대비 19.3%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도 22% 증가했다. 매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월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14% 늘었다.
B대형마트에서도 지난해 12월과 1월 소주매출이 각각 전월 대비 22.1%, 7.3% 증가했으며 전년동월 대비해서도 22.2%와 18.8% 늘었다.
대형마트에 비해 소비자와의 접점이 더욱 넓은 편의점의 소주 매출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C편의점에서 12월 전월대비 매출 증가율은 34.4%에 달했다. 이달 18일까지는 42%나 증가했다.
D편의점은 12월과 1월 전월대비 소주 판매는 7.3%와 -0.7%로 증가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각각 31.3%와 33.6%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소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추이는 대형마트 약 50원, 편의점 약 100원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심리적 저항선이 크게 높지 않아 판매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높아진 가계 부담에 외식을 줄이고 1인 가구 증가로 혼자 술 마시는 '혼술족'이 늘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여가를 혼자 보내는 사람이 2007년 44.1%에서 지난해 56.8%로 늘어났으며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6%에서 2012년 25.3%로 증가했다.
소주값 인상으로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른 곳이 많아 부담으로 작용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값이 인상됐지만 최근 1인 가구와 홈파티족의 증가 등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일반 소매점의 소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상승 심리 저항선이 높지 않고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소주값은 지난해 11월30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52% 인상했으며 지난 4일 롯데주류도 처음처럼 가격을 올렸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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