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 '램시마'의 미국 판매 허가가 임박했다.
1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달 9일 미국 메릴랜드주 FDA 화이트오크 캠퍼스에서 관절염 자문위원회(Arthritis Advisory Committee)를 개최하고,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Remsima)’의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자문위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자문기구로, 의약품이나 백신, 바이오제품, 의료기기, 식품 등과 관련한 자문 결과를 FDA에 전달한다. 자문위에는 해당 이슈에 대한 전문가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산업계, 환자단체 등도 참가한다.
자문위의 권고사항은 구속력은 없지만, FDA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슈가 있을 경우 해당 이슈에 대한 FDA의 판단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FDA는 이날 자문위원회에서 도출된의견을 참고해 램시마의 판매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번 자문위 회의에서 램시마의 허가 신청에 대해 권고 결정이 내려질 경우 FDA가 판매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램시마는 얀센의 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2012년 7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로 기록됐다. 이후 유럽과 호주 등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되고 있다.
램시마는 지난 2014년 8월 미국 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했지만, 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아직까지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장벽이 높다. FDA는 지난해 3월 미국 첫 바이오시밀러인 노바티스의 '작시오'를 판매허가를 내줬다.
작시오는 암젠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포젠'을 카피한 제품이다. 작시오의 경우 지난해 1월7일 자문위 허가 권고가 내려진 이후 2개월만에 시판허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첫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판 허가를 한데다 램시마가 이미 유럽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은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자문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승인 권고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미국은 자문위원들의 과반수 찬성만 얻으면 된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는 지난 2014년 기준 연간 98억8500만달러(12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블럭버스터 제품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5조4400억원)에 달한다.
램시마와 같은 적응증을 가진 TNF-알파 억제 항체의약품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72억달러(20조원)에 이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이미 유럽을 비롯한 세계 60여개 국가에서의약품 판매허가를 받아많은 환자들에게 장기간 처방되고 있다”며 “램시마가 미국에서도 보다 많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항체치료제의 혜택을 누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9일 열리는 관절염 자문위원회의는 공개회의로 진행된다.
FDA측 대변인이 개회사 및 회의 안건에 대한 성명 발표 후 약 4시간에 걸쳐 허가신청기업인 셀트리온과 FDA측 대변인이 심사의약품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오후에는 약 2시간 동안 의약품 승인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중 의견 청취(Open Public Hearing) 세션과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대중 의견 청취 세션에는 FDA 측에 의견 발표를 신청한 환자, 의사, 업계관계자, 학회 대표 등발표자가 각기 5분씩 발표를 진행하게 된다.자문위원회는 모든 의견을 종합하는 토론을 거쳐 표결을 진행하며 그 결과는 표결 직후 확인이 가능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