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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시계아이콘02분 11초 소요

프로농구의 꽃 치어리더, 10개 팀에서 92명 활동
겉보기엔 화려한 직업이지만 처우는 좋지 않아
경기 수당으로 월 150만원…돈보다 일이 좋아 활동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박기량-김연정-강윤이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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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민 기자] 프로농구가 '겨울 스포츠의 꽃' 이라면 치어리더는 '농구 코트의 꽃'이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 화려한 의상, 활기찬 안무, 항상 웃는 얼굴로 팬들을 경기장으로 초대한다. 치어리더들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고 신명나게 한다. 관중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조연 역할을 한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고양 오리온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코트 위에 선 치어리더는 아이돌 못지않게 눈부시지만 팬들이 보는 것처럼 화려하기만 한 직업은 아니다. 아름다움은 노력의 결과다. 노력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치어리더들은 더욱 분주하다. 팬들을 즐겁게 할 변신의 시간이다. 때로는 모든 것을 바꾸기도 한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강윤이 원주 동부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강윤이, 산타·루돌프로 변신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치어리더 강윤이(25) 씨는 "지난 20일 원주 홈경기부터 크리스마스 콘셉트 응원을 시작했다. 26일 경기까지 계속할 생각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응원단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오프닝 공연에 좀 더 신경을 쓴다. 치어리더들은 산타클로스 옷을 입거나 루돌프로 분장을 한다. '울면 안 돼',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와 같은 캐럴 네 곡을 준비했다. 네 곡을 다 하는 건 아니지만 대비해야 한다. 안무는 다 해 놨다"고 했다. 또 "새해부터 의상과 콘셉트 등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귀띔했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박기량 울산 모비스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박기량, 가족·어린이 위한 이벤트 마련
울산 모비스의 치어리더 박기량(24) 씨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응원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귀엽고 깜찍한 산타 의상을 입고 응원할 계획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동요 위주의 리믹스 공연을 할까 한다. 매년 예쁘고 섹시미를 강조한 공연 위주의 응원을 했지만, 올해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이벤트로 준비했다"고 했다. 박 씨는 "공연 중 관중석에 들어가 선물을 나눠주기도 하고 관중석의 팬들을 일으켜 세워 치어리더의 응원 동작이나 춤을 따라하는 '따라 댄스'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박기량 씨는 이 밖에도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이벤트도 많이 준비했다. 모비스에는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탕 같은 간식을 주기도 하고 선물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는 "27일 경기에서는 연말 분위기에 맞춰 겨울을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마련하고 있으니 가족, 연인, 친구 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따뜻한 연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김연정 현대캐피탈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김연정, 배구 올스타전서 섹시미 넘치는 공연
'치어리더'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김연정(25) 씨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창원 LG에서 치어리더를 했지만 올 시즌에는 배구장을 누비고 있다. 김씨는 "참 좋아하는 구단인데 못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여름 시즌엔 야구와 축구, 겨울 시즌엔 농구, 배구 등 남자 프로스포츠 네 개 구단을 하고 있었는데 농구를 못해 아쉽다. 그러나 배구장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쏟고 있다"고 했다.


김연정 씨는 복귀를 기다리는 농구팬들에게 "천안 배구장으로 오시면 저를 만날 수 있다"며 "내년에는 가능하면 농구를 다시 하고 싶다. 팀원들과 같이 분발해서 남자 구단이든 여자 구단이든 농구 코트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인사했다. 김연정 씨도 최근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응원 준비로 분주하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김연정 현대캐피탈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그가 팀장으로 있는 치어리더 팀이 전담한다. 그는 "올스타전 준비로 정신이 없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콘셉트는 섹시미를 강조한다. 또 오프닝 공연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야구장에서 김연정을 자주 본 팬들은 배구장에서 땀 흘리는 그를 보면 흠칫 놀란다. 야구장에서 역동적인 응원을 하던 그의 배구 응원 콘셉트는 '섹시미'다. 그는 "가족 단위 응원이 많은 NC야구의 응원은 발랄하고 신나는 응원이 기본이다. 하지만 배구는 야구만큼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섹시 콘셉트를) 선택했다"고 했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왼쪽부터 KCC 김지은, KGC 정유민, kt 박수진, LG 윤영진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현재 프로농구 코트에서 활약하는 치어리더는 열 개 팀 아흔두 명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현장에 뛰어든 치어리더도 있고, 대학 졸업자도 많다. 화려한 모습에 비하면 보수가 아주 높지는 않다. 보수는 대부분 월급 식이 아니고 매 경기 수당으로 받는다. 치어리더의 월수입은 평균 150만 원을 밑도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어리더들은 대개 돈보다 일이 좋아서 이 일을 한다.
코트의 여신들, 크리스마스엔 날 보러 와요 왼쪽부터 SK 류세미, 삼성 김다빈, 오리온 강민영, 전자랜드 전샛별 치어리더[사진=김현민 기자]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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