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SK텔레콤과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가 차세대 통신의 핵심기술인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를 연구하기 위한 개방형 테스트베드 ‘OpenNFV Lab’을 오픈했다고 10일 밝혔다.
SK텔레콤의 분당 사옥에 마련된 ‘OpenNFV Lab’은 국내 최초의 가상화 테스트베드로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장비업체들과 솔루션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관련 기술의 개발이나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종합 R&D 공간이다.
네트워크 기능을 별도의 장비(하드웨어)로 만들어 기존 망에 추가 구축하는 방식인 현재의 네트워크와 달리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는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범용 서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롭게 네트워크 기능이 개발되면 이를 수 시간 만에 망에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새로운 네트워크 기능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도입하려면 별도의 장비를 제작하고 이 장비를 네트워크에 설치해야 하는 탓에 최소 수 개월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에는 각종 새로운 네트워크 기능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이를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에 맞춰 실시간으로 도입해야 하는 만큼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의 상용화를 차세대 네트워크로 진화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보고 있다.
전일 열린 개소식에는 SK텔레콤의 박진효 네트워크 기술원장과 HPE 코리아의 전인호 부사장 등 양사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 관계자들은 ‘OpenNFV Lab’의 공동 운영을 통해 네트워크 가상화 관련 기술의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의 협업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HPE는 미국 휴스톤과 포트콜린스, 프랑스 그레노블,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4곳에서 ‘OpenNFV Lab’을 운영 중이다. HPE가 통신기업과 함께 R&D센터를 열고 함께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로, 그간 SK텔레콤의 선도적 가상화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노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OpenNFV Lab’은 개별적으로 가상화 기술의 개발을 진행 중인 국내 중소·벤처업체들이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과의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물론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거나 글로벌 트렌드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HPE 전인호 부사장은 “SK텔레콤과 고성능, 고가용성을 보장하는 ‘OpenNFV Lab’을 공동 운영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SK텔레콤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차세대 가상화 플랫폼 기술과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박진효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HPE와 함께 개소한 ‘OpenNFV Lab’이 국내 네트워크 가상화 관련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네트워크 혁신에 박차를 가해 차세대 네트워크로의 진화와 관련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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