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 청년 수당을 놓고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언쟁을 벌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SNS를 통해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정 장관이 먼저 열었다. 정 장관은 지난 2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서울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특히 '왜곡', '선동' 등의 단어를 써가며 박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장관은 "(서울시의 주장과 달리) 청년수당이 범죄라고 언급한 바가 없다"면서 "국무회의에서 있지도 않은 발언에 대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사실을 잘 모르는 타인을 선동하는 것은 결코 공직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자신의 당시 발언에 대해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장이 협의하도록 의무조항으로 되어 있으나,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법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수단으로 위법행위를 지방교부세 감액 대상으로 정하게 됐다"며 "지자체장이 국민의 세금을 실정법을 위반해 집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지자체장도 선출직 공직자로서 준법의무에 따라 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러자 박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시장은 3일 오전 페이스북 계정에 아시아경제가 보도한 정 장관의 당시 발언 발췌문 및 기사와 함께 글을 올려 정 장관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는 "거짓말 문제로 본질을 호도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백번 양보해 시민들께 이렇게 묻겠다. 청년수당이 위법행위인가? 서울시는 헌법에서 보장된 지방자치를 위축시키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눈부신 스펙에도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청년들이 안보이나? '헬조선'에서 소리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안들리냐?"며 "어떻게 이 어려운 민생문제, 청년일자리문제를 중앙정부 지방정부 함께 얼굴 맞대고 상의할 생각은 않고 콘트롤 생각만 하나. 눈 감고 귀막지 말고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또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규정과 절차만을 이야기하는 지금의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현실의 벽 앞에서 힘겨워 하는 청년과 어르신들의 기댈 언덕이 되겠다. 결코 등 돌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